초입회하사절구(初入淮河四節句)

- 회하에 처음으로 들어가다.-

양만리(楊萬里)

송효종(宋孝宗) 순희(淳熙 : 1174-1189年）16년(1189년) 12월에 금나라가 정단(正旦)을 축하하기 위해 사신을 보내자 양만리는 금나라의 사신을 영접하기 위해 접반사가 되어 북쪽으로 행차 도중에 지은 시다.

其一

船離洪澤岸頭沙(선리홍택안두사)

배가 홍택연안의 모래밭을 떠나서

人到淮河意不佳(인도회하의불가)

회하에 진입하니 마음이 언짢다.

何必桑乾方是遠(하필상건방시원)

하필이면 상건하①만 멀다고 하는가?

中流以北即天涯(중류이북즉천애)

중류 이북은 모두 하늘 끝인데

其二

劉嶽張韓宣國威(유악장한선국위)

유악과 장한이 국위를 떨쳤고②

趙張二相築皇基(조장이상축황기)

조장③ 두 재상은 황실의 기틀을 세웠다.

長淮咫尺分南北(장회지척분남북)

긴 회하가 지척인데 남북으로 나뉘어지니

淚濕秋風欲怨誰(누습추풍욕원수)

가을바람에 속눈물 적시며 누구를 원망하려는가?

其三

兩岸舟船各背馳(양안주선각배치)

양안의 배들이 서로 등지고 달리니

波浪交涉亦難爲(파랑교섭역난위)

파도 속의 교섭도 이루어지기 어렵다.

只餘鷗鷺無拘管(지여구로무구관)

다만 갈매기와 해오라기만 구속받지 않고

北去南來自在飛(북거남래자재비)

남북으로 오가며 자유롭게 날아다니누나!

其四

中原父老莫空談(중원부노막공담)

중원의 부로들은 공연히 말하지 마오

逢著王人訴不堪(봉저왕인소불감)

사신을 만나서 감당할 수 없음을 호소한다.

却是歸鴻不能語(각시귀홍불능어)

오히려 돌아가는 기러기는 말할 수 없지만

一年一度到江南(일년일도도강남)

한 계절에 한 차례 강남에 이른다.

①상건하(桑乾河) : 산서성 중부의 영무(寧武)에서 발원하여 동북으로 흐르다가 하북성 회래시에서 합류하는 영정하(永定河)의 지류다. 영정하는 북경 서남쪽을 지나 천진을 경유하여 발해만으로 들어간다. 금나라 영토에 속했음으로 천애라고 했다.

②유악장한(劉岳張韓) : 금나라에 대항했던 남송의 명장 네 사람으로 유기(劉錡), 악비(岳飛), 장준(張俊), 한세충(韓世忠) 등이다.

③조장(摘穗) : 남송 초에 재상을 지낸 조정(趙鼎)과 장준(張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