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岳陽樓(등악양루)

杜甫(두보)

악양루(岳陽樓)는 중국 호남성 악양시에 있는 누각으로 중국 3대(무한의 황학루, 악양의 악양루, 남창의 縢王閣) 누각 중 하나로 누각에 오르면 동정호가 바로 내려다보인다. 이 시는 시인의 생애 중 가장 행복했던 한때인 성도(成都) 완화계(浣花溪)에서 옛 친구인 성도윤(成都尹) 엄무(嚴武)의 후원으로 초당을 짓고 실로 시인 생애를 걸쳐 가장 여유 만만한 전원생활을 영위하다가(762~765년) 시인의 절대 후원자인 엄무(嚴武)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다시 정처 없는 유랑생활을 시작하여(765년) 대략 대력(大歷) 3년(678) 초겨울에 지은 시로 시인의 곤궁하고 병약했던 만년 작에 속한다. 만년의 그의 곤궁하고 병약함은 시에서도 잘 표현되어 있지만 시인은 그 자신보다도 오랜 전쟁으로 인한 인민들의 어렵고 궁핍한 생활을 생각하고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없노라 고백하고 있다. 실로 두보다운 마무리라 아니할 수 없다.

昔聞洞庭水(석문동정수)

동정호 이야기야 예부터 들어온 터,

今上岳陽樓(금상악양루)

오늘서야 악양루를 오르게 되었도다.

吳楚東南坼(오초동남탁)

오나라 초나라가 동남으로 갈라지고,

乾坤日夜孚(건곤일야부)

하늘과 땅, 낮 과 밤이 그 속에서 뜨고 진다.

親朋無一字(친붕무일자)

친한 친척 친우들에게는 소식 한 자 오지 않고,

老病有孤舟(노병유고주)

늙고 병든 몸 외롭게 쪽배에 의지하고 있다.

戎馬關山北(융마관산북)

관산 북쪽에서는 아직도 전쟁 중,

憑軒涕泗流(빙헌체사류)

난간에 기대서니 하염없는 눈물만 흘러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