過故人莊(과고인장)

친구의 농장을 방문하다

孟浩然

故人具雞黍(고인구계서)

옛 친구 닭과 기장 갖추어 놓고,

邀我至田家(격아지전가)

나를 청하길래 그의 농가에 갔다.

綠樹村邊合(록수촌변합)

파란 나무들은 마을가에 둘러 있고,

青山郭外斜(청산곽외사)

푸르른 산 성곽 밖에 비껴 있다.

開軒面場圃(개헌면장포)

창을 열고 채마밭 바라다 보며

把酒話桑麻(파주화상마)

술을 들고 뽕 얘기 삼 얘기를 나눈다.

待到重陽日(대도중양일)

구월구일 중양절 이르기를 기다려

還來就菊花(환래취국화)

다시 와서 국화 꽃에 다가가야지

具(구) : 갖추어 놓다

鷄黍(계서) : 닭과 기장. 농촌 사람들이 잔치를 베풀 때 차리는 음식을 뜻한다

邀(요) : 맞아 들이다

郭外(곽외) : 성밖의 주변

開軒(개헌) : 창문을 열다

場圃(장포) : 廣場과 야채 밭

把酒(파주) : 술을 마시다

桑麻(상마) : 뽕나무와 마

重陽日(중양일) : 음력 9월 9일

就(취) : 가까이 가다. 이 시에서는 감상하는 것을 뜻한다

이 詩는 田園詩(전원시)로 白描(백묘)수법을 사용하여 질박하고 진실한 농가의 정서를 표현하고 있는데, 도연명의 전원시를 답습하여 후세 문인화의 세계를 열었다고 일컬어진다. 수련은 시골의 친구가 초대해 주었고 함련에서는 기분 좋은 전원풍경을 묘사하고 있고 경련에서는 술을 따르면서 세속을 떠난 대화를 나누고 있다.그리고 미련에서는 가을 국화가 필 때 다시 방문할 것을 약속한다. 여기에서 '故人'은 촌의 부로를 가리킨다. 전원이라는 비속한 무대에 세속을 거부한 고아한 경지가 묘사되어 있다. 함련은 원근법에 의해서 자연에 둘러싸인 정경이 인상적이다.

자도 浩然(호연)이고 襄陽(호북성 양양현) 사람이다. 40세 이전에는 양양 부근의 鹿門山(녹문산)에 은거했고, 40세 경에 비로소 벼슬을 구하러 장안으로 갔다. 당시 그는 太學(태학)에서 시를 지은 적이 있는데 좌중이 모두 그의 재주에 탄복했다고 한다. 그는 張九齡(장구령), 王維(왕유)등과 교유하였다. 후에 장구령이 荊州長史(형주장사)로 있을 때 잠시 그의 속관이 되었으나 일생동안 정식 관직에는 있지 못하였다. 그는 오랫동안 전원생활을 했지만 부귀공명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해 그의 시에는 왕왕 원망하는 감정이 표출되어 왕유의 시와 같은 담백하고 초연한 맛이 적다. 그러나 그의 오언시는 아주 훌륭하여 전원생활과 은일생활을 노래한 작품은 성당 자연시를 대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