沁園春·長沙(심원춘‧장사)


毛澤東

獨立寒秋(독립한추)
차가운 가을날 홀로 서서

湘江北去(상강북거)
북쪽으로 흐르는 상강의

橘子洲頭(귤자주두)
귤자섬 끝머리에서

看萬山紅遍(간만산홍편)
바라보니 온산은 붉고

層林盡染(층림진염)
숲은 층층이 물들었다.

漫江碧透(만강벽투)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밑바닥까지 푸르고

百舸爭流(백가쟁류)
강물과 다투며 항해하는 수많은 배들

鷹擊長空(응격장공)
창공을 가르는 매

魚翔淺底(어상천저)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萬類霜天競自由(만류상천경자유)
서리를 품은 하늘 아래에서 자유를 뽐내는 삼라만상들

悵寥廓(창요곽)
가련하도다 아득한 세상

問蒼茫大地(문창망대지)
문노니 이 창망한 대지는

誰主沉浮(수주침부)
누가 주재하는가？

攜來百侶曾遊(휴래백려증유)
벗들과 손을 잡고 놀았던

憶往昔崢嶸歲月稠(억왕석쟁영세월조)
옛날 험난했던 세월이 그립다.

恰同學少年(흡동학소년)
동문수학했던 옛날 친구는

風華正茂(풍화정무)
재기는 발발했고 기개는 넘쳐서

書生意氣(서생의기)
서생의 뜻과 기상이

揮斥方遒(휘처방주)
하늘을 찔렀지.

指點江山(지점강산)
세상을 꾸짖고

激揚文字(격양문자)
가슴을 울리는 글을 쓰면서

糞土當年萬戶侯(분사당년만호후)
그 시절 썩어빠진 것들을 업신여겼지.

曾記否(증기부)
기억하는가?

到中流擊水(도중류격수)
강 한가운데로 나아가 물살을 가르며

浪遏飛舟(낭알비주)？
배를 저으려고 했던 기상을!

이 시는 32세의 모택동이 1925년에 지은 작품이다. 1932년 쓴 《심원춘‧설(沁園春‧雪)》과 함께 모택동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두 편은 각각 가을과 겨울의 풍경을 노래하면서 당시 모가 품었던 심정을 잘 표현했다. 호남성 성도인 장사는 모에게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1913년 모는 호남제일사범학교에 입학하면서 장사에서 6년간 생활했다. 1927년 10월 농민군을 이끌고 정강산에 들어가기 전까지 줄곧 고향인 湘潭縣 韶山이나 장사에서 살았다. 모가 32세 때 이 시를 썼다. 이때 소산을 떠나 광주로 가기 전에 장사에 머물던 모는 잠시 짬을 내어 사범학교를 다닐 때 학우들과 자주 놀러갔던 귤자섬을 찾았다. 귤자섬은 모래톱이 쌓여서 생긴 섬이다. 모는 섬 끝너리에서 늦가을의 찬 강바람을 맞으며 옛 추억을 또올렸다. 순수했던 학우들과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고 썩어빠진 위정자들을 비판하며 이상을 불태웠던 그날들을 회상했다.(모종혁의 ‘술로 만나는 중국‧ 중국인’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