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都護驄馬行(고도행총마행)

두보(杜甫)

安西都護胡靑驄(안서도호호청총)

안서도호① 고선지 장군 태운 호청마,②

聲價欻然來向東(성가훌연내향동)

높은 명성 휘날리며 동쪽으로 달려왔네!

此馬臨陣久無敵(차마임진구무적)

싸움터에 나가면 당할 자가 없었고

與人一心成大功(여인일심성대공)

주인과 한 마음 되어 큰공을 세웠다.

功成惠養隨所致(공성혜양수소치)

귀여움을 오로지 받아 항상 함께 다니다가

飄飄遠自流沙至(표표원자류사지)

아득한 유사(流沙)③에서 바람처럼 날쌔게 달려왔구나!

雄姿未受伏櫪恩(웅자미수복력은)

늠름한 자태는 마구간에 엎드려 있기를 거부하고

猛氣猶思戰場利(맹기유사전장리)

용맹스러운 기개는 전장터의 싸움만을 그리워하는도다!

脘促蹄高如踣鐵(완촉제고여부철)

쇳덩이 엎어 놓은 듯한 짧은 발목의 높은 발굽은

交河幾蹴層氷裂(교하기축층빙렬)

교화④의 두꺼운 얼음 깨뜨리기를 몇 번인가?

五花散作雲滿身(오화산작운만신)

오색무늬 흩어져 구름 몸에 감도니

萬里方看汗流血(만리방간한류혈)

만리를 달려야 땀을 흘리는 한혈마를 비로소 보았다.

長安壯兒不敢騎(장안장아불감기)

장안성 장사들도 감히 타볼 엄두 못 내는 건

走過掣電傾城知(주과체전경성지)

번개보다 빠른다는 사실을 온 성안이 알았기 때문이라네

靑絲絡頭爲君老(청사락두위군로)

푸른 비단 머리에 메고 주인 위해 늙으려 하니

何由却出橫門道(하유각출횡문도)

어찌하면 횡문으로 나가 서역 땅을 내달릴까?⑤

주석

①안서도호(安西都護) : 고선지는 開元(713-741년) 말년인 741년 당시에는 안서도호부(安西都護府) 부도호(副都護)였다. 당나라는 정관 24년인 650년 고창국(高昌國)을 평정하고 그곳에 안서도호부(安西都護府)를 설치하여 서쪽의 돌궐계 이민족의 침입에 대처하고 서역의 무역로의 안전을 확보했다.

②호총마(胡驄馬)/ 푸른색 갈기의 호마(胡馬)로 서역의 명마다.

③유사(流沙)/고대 중국의 서북사막을 일컫는 말로써 통상적으로 감숙성과 신강성의 경계지역을 말한다.

④교하(交河)/ 지금의 신강성 투르판(吐魯番) 분지에 있던 강이름이다.

⑤횡문(橫文)/ 장안성 북서쪽에 있던 성문의 이름. 서역(西域)으로 출정하기 위해서는 이 성문을 나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