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시단의 시대구분

당(唐)나라 시대는 위진남북조 시대의 문화를 통합하고 정치 경제는 물론 사회 문화의 모든 부문에 걸쳐 기틀을 정비했으며, 인도와 서역의 문화까지 취합하여 동양문화의 정수를 세계에 널리 알린 문화의 전성기였다.

특히 당왕조 300년은 시(詩)의 황금기였다. 이 때 나온 수많은 걸작은 세계 문학사에서도 빛나는 문화유산이 되었다. 청대에 편찬된 《전당시(全唐詩)》에는 2200여 명 시인의 4만8천800여 수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당나라 때 시가 융성한 이유는 관리의 채용시험에 시를 쓰게 하고, 당나라 국세와 제반 문화가 전성기였으며, ‘율시(律詩)’와 ‘절구(絶句)’라는 새로운 형식의 시체가 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천재 시인이 속출했다는 것 등 여러 가지가 겹쳐 문학의 양식 가운데 시에 거의 모든 문인의 관심이 집중된 덕분이었다.

당시(唐詩)는 보통 초당, 성당, 중당, 만당 4기로 나뉜다. 이 시기의 문학을 이렇게 넷으로 구분하는 것은 당시비평(唐詩批評)에 관한 남송(南宋) 엄우(嚴羽)의 설에서 비롯되었다.

당나라가 세워진 때부터 현종(玄宗) 즉위(712)까지의 약 100년간을 <초당(初唐)>이라고 한다. 이 시기는 당의 건설기에 해당하는데 거국적으로 국내통일과 국력충실에 노력하여 국가치안이 확보되고 백성들은 안정된 생활을 유지했다. 그리고 중앙아시아나 인도의 문화도 섭취한 일대 문화의 융합이 일어났다. 때문에 시 분야에서도, 성률(聲律) ·대우(對偶)를 중시한 수사(修辭)의 기교에 애쓰는 위진남북조 이래의 귀족문학의 전통이 뿌리깊었으나, 발전하는 시대를 반영하는 강인한 정신이 더욱 돋보이게 되었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시인으로는 왕적(王績), 왕발(王勃), 낙빈왕(駱賓王), 두심언(杜審言), 심전기(沈佺期), 하지장(賀知章), 진자앙(陳子昻) 등이 있다.

<성당(盛唐)>은 당나라 시의 품격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로 이백과 두보를 비롯한 기라성 같은 시인이 배출된 시기다. 이백(李白)은 술을 좋아한 호방한 자유주의자였고 현실에 연연하지 않는 낭만주의자였다. 상상력이 풍부한 상징적인 시풍과 뛰어난 예술성은 신선의 경지에 이르러, 그는 "시선(詩仙)" 혹은 "주선(酒仙)"으로 불리고 있다. 두보(杜甫)는 생애 내내 먹을 것을 찾아 떠돌이 생활을 한 가난한 시인이었다. 두보가 식량을 구하러 떠도는 동안 자식은 굶어죽었고 본인도 병고에 시달리다 죽은 불운한 시인이었지만 그의 시는 천년이 월씬 지난 오늘의 우리에게도 큰 감동을 주고 있다. 두보는 국가와 대한 근심에서 헤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우국지사였고, 민중의 생활상과 고통을 예리하게 그려낸 점에서는 탁월한 민중시인이었다.

<중당(中唐)> 시기의 백낙천(白居易)과 원진(元稹), 한유(韓愈)와 류종원(柳宗元) 등과 만당 시대의 두목은 두보의 영향을 받아 사회비판의식이 충만해 있었고, 이는 또 중국 시의 중요한 전통이 되었다. 중당 시대의 특기할만한 시인으로 이하(李賀)가 있다. 그는 16세에 시를 쓰기 시작해 27세에 요절한 시인으로, 유령이나 요괴, 귀신 등 초자연적인 사물들을 많이 노래하여 귀기가 서린 듯 기괴하고 음침한 분위기를 잘 나타냈다. 귀(鬼)를 중심으로 한 환상적인 시들은 유미주의적인 색채를 띠고있다.

<만당(晩唐)> 시기의 이상은(李商隱)까지도 이하(李賀) 시의 작풍을 따르고 있다. 그 밖에 한산자(寒山子) 같은 선승과 두목(杜牧), 온정균(溫庭筠), 위장(韋莊) 등이 만당 시기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시 외에도 이 시기에는 황당무계한 전설에 사실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전기소설(傳奇小說)"이 나와 유행하였고 민간가요도 많이 불려졌다. 당말에 가서는 "변문(變文)"이라는 문학형식이 생겨났다. 처음에는 주로 부처님의 일생에 관한 일화를 노래를 곁들여 낭독했으나, 나중에는 중국의 고사와 민간전설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뽑아 낭독했다. 변문은 후대 소설과 희곡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중당 시대의 한유(韓愈)와 류종원(柳宗元)은 산문에서도 일가를 이루었다. 그들은 지난 1천 년 동안 숭상해온 변려체 문장을 일소하고 문장복고운동(일명 "고문운동")을 폈다. 문장의 수구 회귀가 아니라 틀에 얽매어 있던 산문에 각자의 자유로운 개성을 불어넣으려 한 운동이다.

다음은 당시의 시대별 대표적인 시인과 작품을 간단히 정리한 것이다.

　初唐詩文（６１８－７１２）

王 績(585-644)《東皐子集》〈野望〉

王勃(649?650-676)《王子安集》〈杜少府之任蜀州〉〈騰王閣〉

盧照隣(?637-689)《幽憂子集》

駱賓王(?640-684)《駱賓王集》〈在獄詠蟬〉〈於易水送人〉

杜審言〈和晉陵陸丞早春游望〉

王翰〈凉州詞〉

沈佺期(?656-714)《沈佺期集》

宋之問(?656-712)《宋之問集》

賀知章(659-744)〈回鄕偶書〉〈詠柳〉

張若虛(?660-720)〈春江花月夜〉

陳子昻(661-702)《陳伯玉集》〈感遇詩三十八首〉〈登幽州台歌〉

　盛唐詩文（７１３－７７０）

孟浩然(689-740)《孟浩然集》〈過古人莊〉〈春曉〉〈宿桐廬江寄廣陵舊游〉〈宿建德江〉〈臨洞庭〉

王維(701-761)《王右丞集》〈山居秋冥〉〈鹿柴〉〈九月九日憶山東兄弟〉〈相思〉〈渭城曲〉〈觀獵〉

高適(700?702-765)《高常侍集》〈別董大〉〈燕歌行〉

岑參(715-770)《岑嘉州詩集》〈走馬川行，奉送封大夫出師西征〉〈白雪歌送武判官歸京〉

崔顥( ? -754)〈長干行二首〉〈黃鶴樓〉

王昌齡(?698-757)《王昌齡集》〈從軍行二首〉〈出塞〉〈閨怨〉

杜甫(712-770)《杜工部集》〈前出塞〉〈月夜〉〈春望〉〈石壕吏〉〈蜀相〉〈春夜喜雨〉〈登高〉〈江南逢李龜年〉〈秋興八首〉

李白(701-762)《李太白集》〈早發白帝城〉〈渡荊門送別〉〈望廬山瀑布〉〈黃鶴樓送孟浩然之廣陵〉〈靜夜思〉〈蜀道難〉〈將進酒〉〈子夜吳歌〉〈月下獨酌〉〈登金陵鳳凰台〉〈獨坐敬亭山〉

　中唐詩歌（７７１－８３６）

元 結(719-772)《元次山集》〈春陵行〉幷序

劉長卿(709-780)《劉隨州集》

韋應物(737-790)《韋蘇州集》〈寒食寄京師諸弟〉

白居易(772-846)《白氏長慶集》〈古原草〉〈觀刈麥〉〈賣炭翁〉〈長恨歌〉〈琵琶行〉〈錢塘湖春行〉

元 稹(779-831)《元氏長慶集》〈織婦詞〉〈遣悲懷〉

張 繼( ? - ? )〈楓橋夜泊〉

張 藉(766-830)《張司業集》〈猛虎行〉〈西州〉

王 建(776-830)《王司馬集》〈水夫謠〉〈望夫石〉〈雨過山村〉

韓 愈(768-824)《昌黎先生集》〈左遷至藍關示侄孫湘〉〈華山女〉

孟 郊(751-814)《孟東野詩集》〈游子吟〉

賈 島(779-843)〈尋隱者不遇〉

劉禹錫(772-842)《劉賓客集》〈竹枝詞〉〈石頭城〉〈西塞山懷古〉

柳宗元(773-819)《柳河東集》〈江雪〉〈漁翁〉

李 賀(790-816)《昌谷集》〈昌谷北園新筍〉〈夢天〉〈雁門太守行〉

　晩唐詩歌（８３７－９０７）

杜牧(803-853)《樊川文集》〈山行〉〈過華淸宮〉〈江南春〉〈泊秦淮〉

李商隱(813-858)《李義山集》〈常娥〉〈夜雨寄北〉〈無題〉

皮日休(837-883)《皮子文藪》〈橡　嘆〉

溫庭筠(812-870)〈蘇武廟〉〈商山早行〉

韋 莊(836-910)〈台城〉〈秦婦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