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獄詠蟬幷序(재옥영선병서)

- 옥에 갇혀서 매미를 노래하다. -

-낙빈왕(駱賓王)

낙빈왕(駱賓王)은 대략 627년에 나서 684년에 죽은 당나라 초기의 시인으로 자는 관광(觀光)이고 지금의 절강성 의오인 무주(婺州) 의오(義烏) 출신이다. 당초 왕발(王勃)、양형(楊炯)、노조린(盧照鄰)과 합쳐 초당사걸로 불린다. 또 부가모(富嘉謨) 함께 부락(富駱)으로고도 불린다. 당조 용삭(龍朔) 원년(서력 661년) 낙빈왕은 도왕(道王) 이원경(李元慶)의 속관이 되어 관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후에 무공(武功)의 주부(主簿)와 명당(明堂) 주부를 계속 연임했다. 당고종 의봉(儀鳳) 4년(679) 경사에 올라와 시어사관(侍禦史官)직으로 승진했g다. 후에 다시 모함을 받아 감옥에 갇혔다가 사면받아 출옥 후 지방관으로 전출되어 임해현(臨海縣) 현승(縣丞)이 되었다. 이로 인해 후인들은 그를 낙임해(駱臨海)라고 호칭했다. 무측천(武則天) 광택(光宅) 원년（684年）서경업(徐敬業)이 무측천을 토벌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켰을 때 그는 그의 비서가 되어 역사적으로 유명한 <토무씨격(討武氏檄)이라는 격문을 썼다.

낙빈왕의 부친은 청주(靑州) 박창현(博昌縣) 현령을 지내다가 재직 중 순직했다. 그는 7세부터 시를 짓기 시작해서 신동으로 칭송되었다. 영아시(詠鵝詩) ‘아(鵝)，아(鵝)，아(鵝)，곡경향천가(曲頸向天歌)，백모부록수(白毛浮綠水)，홍장발청파(紅掌撥清波)’- 는 그때 지은 작품이다. ” 부친이 사망 후 유랑하다가 박산(博山)으로 들어가 살다가 후에 연주(兗州) 하구현(瑕丘縣)으로 옮겼으나 빈곤한 생활에 실의에 빠져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당고종 영휘(永徽 : 650～655)연간에 도왕(道王) 이원경(李元慶)의 속관이 되었으나 도왕이 불러 그에게 자신의 재주를 보이라고 명하자 자신을 스스로 자랑한다는 사실에 치욕을 느껴 명을 받들지 않고 그 직을 사임했다. 후에 예랑(禮郞)에 제수되어 동대(東臺)의 상정학사(詳正學士)가 되었다. 일을 잘못해서 견책을 받아 서역(西域)에 종군하여 오랫동안 국경을 지켰다. 후에 촉(蜀) 땅에 들어가 요주대총관(姚州道大總管) 이의(李義)의 군막에 들어가 만족(蠻族)의 반란을 평정할 때 대부분의 격문은 그의 손에서 나왔다. 촉 땅에 채제할 때 노조린(盧照鄰) 왕래하여 시작을 주고 받았다. 의봉(儀鳳) 3년(678)，무공주부(武功主簿)가 되고 이어서 장안주부(長安主簿)를 거쳐 시어사(侍御史)로 승차했다. 측천무후가 정권을 잡자 낙빙왕은 여러 번에 걸쳐 상소를 올려 풍자하자 죄를 받아 감옥에 갇혔다. 이 영선가(詠蟬歌)는 그때 감옥에 갇혀 지은 시로 비분강개한 뜻을 표했다. 다음 해 다행히 사면을 받아 석방되고 조로(調露) 2년(680)에 임해현승(臨海縣丞)에 임명되어 사람들은 그를 낙임해(駱臨海)라고 불렀다. 다시 관직을 버리고 광릉(廣陵)으로 유람하며 ‘宝剑思存楚(보검사존초)，金椎许报韩(금추허보한) 즉 용천의 보검은 초나라를 보존시키고 박랑사의 철추는 한나라를 다시 찾기 위해서였네-라는 시를 지어 자신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사성(嗣聖) 원년(684，무측천(武則天)이 중종(中宗)을 폐하고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자 그해 9월 서경업(徐敬業, 即李敬業)이 양주(揚州)에서 기병하여 반군을 일으켰다. 낙빈왕은 서경업의 부중으로 들어가 예문령(藝文令)이 되어 문서수발을 맡았다. 그는 중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토무씨격(討武氏檄)》이라는 격문을 썼다. 무측천이 격문을 읽고 누가 지었는 묻자 낙빈왕이 지었다고 하자 무측천이 감탄하며 낙빈왕같은 인재를 잃은 것은 재상의 잘못이라고 질책했다. 11월 서경업이 싸움에서 패하고 피살되었으나 낙빈왕은 실종되었다. 자치통감에는 이동(李同)과 함께 피살되었다고 했으나《조야첨재(朝野僉載)》에서는 강물에 투신해서 사망했다고 했다.

西路蟬聲唱(서노선성창)

가을철 길가에 매미가 우니

南冠客思侵(남관객사침)

죄수의 몸 향수에 젖는다.

那堪玄鬢影(나감현빈영)

어찌 견디랴, 검은 머릿결이

來對白頭吟(내대백두음)

‘백발의 노래’ 부르게 된 것을

露重飛難進(노중비난진)

이슬은 무거워 날아가기 어렵고

風多響易沉(풍다향역침)

바람소리 심하여 소리가 쉬이 잠긴다

無人信高潔(무인신고결)

고결한 마음 믿어줄 사람 없으니

誰爲表予心(수위표여심)

누가 나의 속마음 드러내 줄까

*幷序(병서)

余禁所禁垣西(여금소금원서)

내가 갇힌 감옥의 담 하나를 두고 서쪽이

是法廳事也(시법청사야)

곧 사법관의 헌청이다

有古槐數株焉(유고괴삭주언)

늙은 괴나무 몇 그루가 있는데

雖生意可知(수생의가지)

비록 살려는 뜻은 알만하나

同殷仲文之古樹(동은중문지고수)

은중문의 늙은 당나무와 같고

而聽訟斯在(이청송사재)

송사 여기서 주재하니

卽周召伯之甘棠(즉주소백지감당)

곧 주나라 소공(召公)의 감당나무이다.

每至夕照低陰(매지석조저음)

매번 황혼이 되면 나지막히 그늘이 지는데

秋蟬疏引(추선소인)

가을 매미가 노래를 한다.

發聲幽息(발성유식)

그 소리 그윽하여

有切嘗聞(유절상문)

절절함이 묻어온다.

豈人心異於曩時(개인심리어낭시)

어찌 사람의 마음이 예전과 달라

將虫響悲於前聽(장충향비어전청)

벌레 소리마저도 더 슬프게 들리는가

嗟乎(차호)

아, 아!

聲以動容(성이동용)

소리로 사람의 용모를 움직이고

德以象賢(덕이상현)

덕으로 사람의 어짐을 닮아

故潔其身也(고결기신야)

자신의 몸을 깨끗이 한다.

稟君子(품군자)

군자의 행실을 바탕삼아

達人之高行(달인지고항)

사람의 높은 행실에 이르게 되어

蛻其皮也(태기피야)

그 껍질을 벗는다.

有仙都羽化之靈姿(유선도우화지령자)

신선이 날게 되는 신령스러움이 생기는구나!

候時而來(후시이내)

때를 기다려 그 때가 와서야

順陰陽之數(순음양지삭)

음양의 술수에 따르고

應節爲變(응절위변)

절기의 변화에 응하여

審藏用之機(심장용지기)

은퇴하고 등용되는 기미를 살핀다.

有目斯開(유목사개)

눈을 뜨고

不以道昏而昧其視(부이도혼이매기시)

도가 혼미하다 하여 그 시선을 흐리게 하지 않고

有翼自薄(유익자박)

날개가 있어도 스스로 엷게 하며

不以俗厚而易其眞(부이속후이역기진)

세속이 후하게 대접해도 그 진실을 바꾸지 않는다

吟喬樹之微風(음교수지미풍)

높은 나무의 미풍을 읊으니

韻資天縱(운자천종)

그 자질이 자연스럽고

飮高秋之墜露(음고추지추노)

높은 가을하늘의 떨어지는 이슬을 마시니

淸畏人知(청외인지)

맑음을 남들이 알까를 두려워한다.

仆失路艱虞(부실노간우)

길을 잃어 고생하고

遭時徽纆(조시휘묵)

죄수가 되는 불행한 때를 만났도다.

不哀傷而自怨(부애상이자원)

슬프고 아프지는 않아도 스스로 원망스럽고

未搖落而先衰(미요낙이선쇠)

흔들려 떨어지지 않아도 먼저 쇠락한다.

聞蟪蛄之流聲(문혜고지류성)

쓰르라미의 울려퍼지는 소리 듣고

悟平反之已奏(오평반지이주)

상소가 이미 올려졌음을 깨닫는다.

見螳螂之抱影(견당랑지포영)

당랑이 살기를 가졌음을 보고

怯危機之未安(겁위기지미안)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이 두렵다.

感而綴詩(감이철시)

어려운 시절에 마음이 동해 시를 지어.

貽諸知己(이제지기)

여러 친구들에게 준다.

庶情沿物應(서정연물응)

바라노니, 정이 경물에 따라 응하여

哀弱羽之飄零(애약우지표령)

연약한 날개에 흔들려 떨어짐을 슬퍼하고

道寄人知(도기인지)

남이 알도록 전해주어

憫餘聲之寂寞(민여성지적막)

남은 소리의 적막함을 불쌍히 여겨주었으면 한다.

非謂文墨(비위문묵)

이것은 단순히 문장일 뿐 아니라

取代幽憂云爾(취대유우운이)

나의 그윽한 근심을 취하여 대신하고 있을 뿐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