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朅來豪遊子(걸래호유자)

호탕하게
노니는 자들

勢利禍之門(세리화지문)

권세와 이익은
재앙의 문이라네!

如何蘭膏歎(여하란고탄)

어찌하여
난초와 기름이 탄식하며

感激自生冤(감격자생원)

감정이 격동해서
스스로 억울해 하는가?

眾趨明所避(중추명소피)

사람이 쫓는
바는 지혜있는 자가 피하는 바

時棄道猶存(시기도유존)

시대가 버려도
도는 여전히 남아있다 하나

雲淵既已失(운연기이실)

구름과 심연으로
이미 사라졌으니

羅網與誰論(나망여수론)

세상을 덮고
있는 그물을 누구와 의논하랴?

箕山有高節(기산유고절)

기산에는
허유의 고상한 절개가 있고

湘水有清源(상수유청원)

상수에는
굴원의 맑은 원기가 있다.

唯應白鷗鳥(유응백구조)

오로지 흰
갈매기와 응대하리니

可爲洗心言(가위세심언)

더불어 마음을
씻는 말을 할 수 있으리?

32

索居猶幾日(색거유기일)

쓸쓸히 외로운
곳에서 며칠을 지내니

炎夏忽然衰(염하홀연쇠)

한 여름에
갑자기 풀이 시든다.

陽彩皆陰翳(양채개음예)

햇빛은 모두
그늘에 가려지고

親友盡睽違(친우진규위)

친구들은
다 멀리 떨어져 산다.

登山望不見(등산망불견)

산에 올라
바라봐도 보이지 않아

涕泣久漣洏(체읍구련이)

눈물만 계속해서
줄줄 흐른다.

宿夢感顏色(숙몽감안색)

늘 용모가
쇠퇴해 지는 걸 꿈꾸니

若與白雲期(약여백운기)

차라리 흰구름과
기약하련다.

馬上驕豪子(마상교호자)

말 위의
오만한 자들이여

驅逐正蚩蚩(구축정치이)

명리를 추구함은
어리석은 짓이라네!

蜀山與楚水(촉산여초수)

촉산과 초수는

攜手在何時(휴수재하시)

언제나 손을
마주 잡으려나?

33

金鼎合神丹(금정합신단)

황금 솥으로
신선의 단약을 만든다니

世人將見欺(세인장견기)

세상 사람들
모수 속아 넘가겠다.

飛飛騎羊子(비비기양자)

거침없이
날아다니는 기양자가

胡乃在峨眉(호내재아미)

어찌 아미산에만
머물고 있겠는가?

變化固幽類(변화고유류)

모든 만물은
변화해서 사라지게 마련이니

芳菲能幾時(방비능기시)

꽃향기가
얼마나 갈 수 있겠는가?

疲屙苦淪世(피아고윤세)

지치고 병들어
참으로 고통스럽고

憂痗日侵淄(우매일침치)

근심과 후회가
날로 몸에 스며든다.

眷然顧幽褐(권연고유갈)

아위움에
검은 삼베옷을 돌아보니

白雲空涕洟(백운공체이)

흰구름을
바라보며 공연히 눈물만 흘린다.

※ 기양자(騎羊子) : 주성왕(周成王) 때의 은자로 이름은 갈유(葛由)다. 열선전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다.

“ 갈유는
촉의 강인(羌人)이다. 주성왕 때 목각으로 양을 만들어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어느 날
아침 목각 양을 타고 촉중에 들어갔는데 촉중의 왕후와 장상들이 그를 따라 수산(綏山)에 올랐다. 아미산
남서쪽의 수산은 복숭아가 많고 끝이 없을 정도로 높았다. 그를 따라갔던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고 모두
신선의 도를 체득했다.”

34

朔風吹海樹(삭풍취해수)

삭풍이 해변의
나무에 몰아치니

蕭條邊已秋(소조변이추)

쓸쓸한 변뱡은 이미 가을이다.

亭上誰家子(정자수가자)

망루에 오른
자는 누구의 자식인가?

哀哀明月樓(애애명월루)

달 밝은
수루에 슬품이 잠겨있다.

自言幽燕客(자언유연객)

스스로 말하기를
유주의 나그네인데

結發事遠遊(결발사원유)

성년이 되어
멀리 고향을 떠나 종군하여

赤丸殺公吏(적환살공리)

붉은 탄환을
집으면 관리를 죽였고

白刃報私仇(백인보사구)

하얀 칼날을
잡으면 사사로운 원수를 갚아주었다..※

避仇至海上(피구지해상)

원수를 피해
해변 가에 이르러

被役此邊州(피역차변주)

이 변방에서
수자리를 복역했다고 했다.

故鄉三千裏(고향삼천리)

고향은 삼천리나
멀리 떨어져 있고

遼水複悠悠(요수복유유)

요수는 또한
아득하기만 하다.

每憤胡兵入(매분호병입)

오랑캐 군사들이
쳐들어올 때마다 분격하여

常爲漢國羞(상위한국수)

언제나 중국의
수치로 여겼다고 했다.

何知七十戰(하지칠십전)

어찌 알겠는가? 전투를 70여회나 치르면서

白首未封侯(백수미봉후)

머리 하얗게
변했는데도 후가 되지 못한 이유를!

※ 적환(赤丸)과
백인(白刃) : 《한서(漢書)·윤상전(尹賞傳)》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다. “ 장안에 교활한 무리들이 점점 많아져 마을 젊은이들이
무리를 지어 관리를 죽이고 뇌물을 받고 대신 원수를 갚아 주었는데. 서로 구슬을 찾아 탄환으로 삼았다. 붉은 구슬을 집은자는 무관을 습격하겨 검을 구슬을 집는 자는 문관을 공격했으며 흰 구슬을 잡은 자는 죽은 동료의
장례를 치러주었다.”

35

本爲貴公子(본위괴공자)

원래 나는
좋은 집안의 자제였는데

平生實愛才(평생실애재)

평생토록
실로 재주를 아꼈다.

感時思報國(감시사보국)

시국의 위험을
느껴 보국의 일념으로

拔劍起蒿萊(발검기호래)

칼을 뽑아들고
초야에서 일어났다.

西馳丁零塞(서치정령새)

서쪽의 정령까지
달려갔고

北上單于臺(북상선우대)

북쪽으로는
선우대에 올랐다.

登山見千裏(등산견천리)

산에 올라
천리 밖 먼 곳을 조망하니

懷古心悠哉(회고심유재)

옛 생각에
마음은 끝이 없다.

誰言未忘禍(수언미망화)

누가 재앙을
잊지 않았다고 하는가?

磨滅成塵埃(마멸성진의)

닳아 없어져
먼지가 되고 말았는데!

36

浩然坐何慕(호연좌하모)

호연한 뜻은
무엇을 추구하기 위함인가?

吾蜀有峨眉(오촉유아미)

우리 촉
땅에는 아미산이 있다네.

念與楚狂子(염여초광자)

초나라의
미치광이 접여를 생각하니

悠悠白雲期(유유백운기)

유유히 흰
구름 따르기를 기약한다.

時哉悲不會(시재비불회)

세월이여, 때를 못만났음을 슬퍼하여

涕泣久漣洏(체읍구연이)

눈물만 하염없이
흐른다.

夢登綏山穴(몽등수산혈)

꿈속에서
수산의 동굴에 오르고

南采巫山芝(남채무산지)

다시 무산의
영지를 캐러 남쪽으로 갔다.

探元觀群化(탐원관군화)

도를 탐구해
만물의 변화를 관찰하고

遺世從雲螭(유세종운리)

세상을 등지고
구름을 몰고 다니는 용을 쫓는다.

婉孌時永矣(완연시영의)

아름다운
자태의 용을 영원히 따르려고 하는데

感悟不見之(감오불견지)

꿈에서 깨어나니
용은 간데 없다.

37

朝入雲中郡(조입운중군)

아침에 운중군에
들어가서

北望單于臺(북망선우대)

북쪽의 선우대를
쳐다본다.

胡秦何密邇(호진하밀이)

오랑캐와
관중 땅은 어찌 그리 가까운가?

沙朔氣雄哉(사삭기웅재)

북방 사막의
기세가 웅장하다.

藉藉天驕子(적적천교자)

어지럽게
흩어져 사는 교만한 오랑캐

猖狂已複來(창광이복래)

미쳐 날뛰더니
다시 침범했다.

塞垣無名將(진원무명장)

변방의 성채에는
이름난 장수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