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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03:12:15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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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막무가(公莫舞歌) -그대 춤추지 마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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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도.jpg) 
공막무가(公莫舞歌)
-그대 춤추지 마오! -
이하(李賀)
《공막무가》는 항백(項伯)이 패공(沛公) 유방(劉邦)을 초패왕(楚覇王) 항우(項羽)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부른 노래다. 홍문(鴻門)의 연(宴)에 참석한 장사 번쾌(樊噲)의 활약상은 사람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져 있음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남북조 악부시가(樂府詩歌)에 이 일에 대해 노래한 바가 있으나 이 하(賀)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오늘《공무막가》①를 다시 지어 노래한다. [公莫舞歌者，詠項伯翼蔽劉沛公也。會中壯士②，灼灼於人，故無復書；且南北樂府率有歌引。賀陋諸家，今重作公莫舞歌雲.]
홍문연(鴻門宴)
함곡관(函谷關)을 돌파한 항우(項羽)는 40만 대군을 거느리고 홍문(鴻門)에 이르렀을 때 유방은 10만 군사를 거느리고 패상(覇上)에 주둔하고 있었다. 범증(范增)은 항우에게 "패공이 산동에 있을 때만 해도 재물과 여색을 탐냈는데 지금 관중에 들어가서는 재물에는 손도 대지 않고 여자도 가까이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그의 뜻이 작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사람을 시켜 그의 기운을 보게 했더니 모두 용과 호랑이에 오색인 것이 천자의 기운이었습니다. 때를 놓치지 말고 서둘러 공격하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방의 참모였던 장량(張良)은 평소에 항우의 숙부 항백(項伯)과 친분이 두터웠다. 유방과 장량은 항백에게 부탁하여 항우를 찾아가 용서를 빌 기회를 마련하였다. 유방은 100여 명의 기병만을 거느리고 홍문으로 가서 항우의 연회에 참석하고는 자신의 잘못을 말하며 용서를 구했다. 범증은 연회석에서 수차례 눈짓을 던지고 옥결(玉玦)을 들어 보이며 항우에게 그를 죽이라는 신호를 보냈으나, 유방에게 속아 넘어간 항우는 범증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자 범증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에 있던 항우의 종제 항장(項莊)을 불러 검무를 추는 척하며 유방을 찔러 죽이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를 눈치챈 항백이 칼을 뽑아 검무를 추어 유방을 죽이려는 항장의 칼날을 막았다. 유방의 목숨이 경각에 달리자 장량은 번쾌(樊噲)를 불러와서 목숨을 걸고 유방을 보호하도록 하였다. 분위기가 험악해진 것을 눈치챈 유방은 술이 취해 변소에 간다는 핑계를 대고 홍문을 빠져나갔다.
한편 유방이 홍문으로 오면서 백벽(白璧) 한쌍과 옥두(玉斗) 한쌍을 가져와 각기 항우와 범증에게 선물하려 하였으나 범증이 분노한 것을 보고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홍문을 탈출할 때 장량에게 주어 대신 바치라고 했다. 항우는 백벽을 받아두었으나 범증은 옥두를 땅바닥에 놓고 검을 뽑아 그것을 내리쳐 부숴버리면서 "어린 아이와는 천하의 일을 도모할 수 없구나! 장차 항왕의 천하를 빼앗을 자는 패공이다! 이제 우리는 모두 그의 포로가 될 것이다!"라고 한탄했다.
其一
方花古礎排九楹(방화고초배구영)
꽃무늬 새겨진 옛 주춧돌 위에 여러 기둥 세우고③
刺豹淋血盛銀罌(자표임혈승은앵)
표범 잡아 받은 핏물 은단지에 가득 채웠다.
華筵鼓吹無桐竹(화연고취무동죽)
성대한 잔치에는 장엄한 북소리만 들리고
長刀直立割鳴箏(장도직립할명쟁)
긴 칼 곧추세워 쟁(箏)의 줄을 끊어버렸다.④
其二
橫楣粗錦生紅緯(황미조금생홍위)
문설주에 매단 비단에는 붉은빛이 일어나
日炙錦嫣王未醉(일자금언왕미취)
햇살이 달궈도 항왕은 미소 짓고 취하지 않는다.
腰下三看寶玦光(요하삼간보결광)
범증이 허리춤의 보옥을 내려다보는 세 번째를 신호로
項莊掉箾欄前起(항장도소란전기)⑤
항장은 칼을 빼들고 난간 앞에서 몸을 일으켰다.
其三
材官小塵公莫舞(재관소진공막무)⑥
힘 좀 쓴다는 그대 하찮은 무사여, 칼춤을 추지 마오!
座上真人赤龍子(좌상진인적룡자)⑦⑧
자리의 진인(眞人)은 적룡(赤龍)의 아들이라오.
芒碭雲端抱天回(망탕운서포천회)⑨
망탕산의 상서로운 구름은 하늘을 안고 돌아갔고,
咸陽王氣清如水(함양왕기청여수)⑩
함양(咸陽)에는 천자의 기운 맑은 물처럼 분명하다오.
其四
鐵樞鐵楗重束關(철추얼건중속관)
쇠지도리 쇠빗장으로 잠근 진나라 관문이지만
大旗五丈撞雙環(대기오장당쌍환)
다섯 장 길이의 큰 한군 깃발에 일거에 열렸다.
漢王今日須秦印(한왕금일수진인)
오늘 진나라 옥쇄를 얻게 될 한왕을 돌보다가
絕臏刳腸臣不論(절빈고장신불론)
무릎이 잘리고 창자가 파진다 해도 어쩔 수 없소.
주석
1)《송서宋書》에 따르면,《공막무公莫舞》는 송나라 때의 ‘건무巾舞’ 즉 수건을 흔들며 추는 춤이라했다. 항장(項莊)이 검무를 추며 유방을 찌르려 하자 항백이 옷소매로 막으며 항장에게, “하지 말라![公莫.]”라고 말한 데에서 연유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고, 나중에는 항백의 옷소매를 대신해서 수건을 들고 춤을 추게 되었다고 했다.
2) 회중장사(會中壯士) : 섭총기(葉葱寄)의 설명에 따라 ‘회중장사(會中壯士)’를 번쾌(樊噲)로 풀이했다.
3) 본문의 ‘고초(古礎)’를 ‘석초(石礎)’로 쓴 판본도 있다.
4) 이 두 구절은 군중에서 벌이는 연회라서 음악도 단조롭고, 더욱이 살벌한 분위기 때문에 연주도 불안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본문의 ‘화연(華筵)’을 ‘군연(軍筵)’으로 쓴 판본도 있다. 쟁(箏)은 본래 열두 현으로 된 악기였는데, 나중에 열세 줄로 바뀌었다. 《인화록(因話錄)》에 따르면, 진나라 사람이 큰 거문고[瑟]를 연주하는데, 형제가 다투다가 둘로 쪼개버려서, 이때부터 서로 다툰다는 뜻의 ‘쟁(爭)’과 통하는 ‘(쟁箏)’이라는 명칭이 생겨났다고 했다.
5) 본문의 ‘소(箾)’는 ‘소(削)’의 잘못이다. 전자는 음악에 맞춰 춤추는 사람이 손에 쥐던 막대기를 뜻하고, 후자는 칼집을 가리킨다. 특히 후자의 경우, 대개 ‘초(鞘)’로 쓰는 경우가 많다.
6) 재관(材官) : 청나라 때 왕기의 주석에서 인용한 설찬(薛瓚)의 말에 따르면, ‘재관(材官)’은 말을 타고 활을 잘 쏘는 무장을 뜻한다고 했는데, 《한서》의 안사고(顔師古) 주석에서는 재주와 힘을 갖춘 사람이라고 했다. 재관장군은 한무제(漢武帝)가 임시로 설치한 잡호장군(雜號將軍) 중의 하나로 활쏘기가 특기인 군사로 편성된 특수부대를 지휘하는 장군이다.
7) 《문자(文子)》에 따르면, 진인(眞人)은 원래 하늘과 땅의 도리를 얻은 사람을 가리키는데, 나중에는 제왕을 가리키는 뜻으로 자주 사용되었다.
8) ‘적룡(赤龍)’은 ‘적제(赤帝)’로 ‘적룡의 아들’은 한고조 유방을 가리킨다.
9) 배인裴駰의 《사기집해(史記集解)》에 「‘망탕산’은 망현(芒縣)과 탕현(碭縣)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지금의 강소성(江蘇省) 탕산현(碭山縣)의 동남쪽에 있다. 일찍이 진시황은 동남쪽에 천자의 기운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괘를 믿고 동쪽으로 순행을 떠나 그것을 억누르려 했다. 그것이 자신을 가리킨다고 믿은 유방이 망탕산으로 도망쳐 숨었다. 그런데 그의 부인 여후(呂后)가 매번 그가 숨어 있는 곳을 알고서 찾아오자 그 까닭을 물으니 유방이 숨은 곳 위에는 항상 상서로운 기운이 서려 있어서 찾기 쉬웠다고 대답했다.」고 했다.
10) 진왕 자영(子嬰)이 스스로 목에 밧줄을 묶고, 옥쇄와 부절(符節)을 상자에 담아 항복함으로써, 함양(咸陽)의 단단한 성이 유방의 군대에 의해 함몰되었다는 사실을 묘사했다.
11) 절빈고장(絶臏刳腸) : 정강이뼈를 절단하고 내장을 갈라내는 형벌이다. 항우에게 자신은 죽음도 피하지 않거늘 그깟 술 한 동이쯤이야 마시지 못하겠냐고 당당하게 말하며 유방을 구한 번쾌와 같은 신하를 뜻한다.
【공막무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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