織婦怨(직부원)

- 배짜는 여인의 한 -



문동(文同)
송진종(宋眞宗) 21년 서기 1018년에 태어나서 송신종(宋神宗) 12년인 서기 1079에 죽었다. 자는 여가(與可)이고 호는 소소거사(笑笑居士)、소소선생(笑笑先生)이라 했으며 사람들은 그를 석실선생(石室先生)이라고 불렀다. 지금의 사천성 면양시(綿陽市) 염정현(鹽亭縣)인 북송 재주(梓州) 재동군(梓潼郡) 영태현(永泰縣) 출신이다. 저명한 화가에 시인이다. 송인종 26년인 황우 원년(1049)년에 진사가 되어 태상박사(太常博士)、집현교리(集賢校理)를 거쳐 공주(邛州)、대읍(大邑)、능주(陵州)、양주(洋州) 등의 지주(知州)와 지현(知縣) 등의 지방관을 전전했다. 원풍(元豐) 원년인 1078년 호주(湖州) 지주(知州)에 임명되어 부임하러 가다가 다음 해인 1079년 향년 61세의 나이로 지금의 하남성 회양현(淮陽縣)인 진주(陳州)에서 병이 들어 죽었다. 소동파의 고종사촌으로 19살 연상의 형이다. 학문으로 이름이 높았고 시문과 서화에도 능했음으로 문언박(文彥博)、사마광(司馬光) 등으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특히 소동파가 존경했다.



擲梭兩手倦(척사양수권)
북을 잡아 놀리는 두 팔이 지치고

踏籋雙足趼(답이척족견)
베틀을 밟은 두 발에는 못이 박힌다.

三日不住織(삼일부주직)
삼일 동안 쉬지 않고 베를 짜면

一疋纔可剪(일필삼가전)
겨우 한 필 정도의 비단을 끊어낼 수 있다.

織處畏風日(직처외풍일)
베를 짤 때는 바람과 햇빛을 피해야 하고

剪時謹刀尺(전시근도척)
베가 만들어지면 조심히 자로 재서 가위로 끊어내야 한다. 。

皆言邊幅好(개언변폭호)
모두를 솜씨 좋다고 말하지만

自愛經緯密(자애경위밀)
씨와 날이 촘촘하여 스스로도 아깝다.

昨朝持入庫(작조지입고)
어제 아침 관청에 바치니

何事監官怒(하사감관노)
무슨 일인지 감독관이 성을 내면서

大字雕印文(대자조인문)
큰 글자로 불합격 도장을 찍어

濃和油墨汙(농화유묵우)
먹물 자국이 번져 비단이 더렵혀졌다.

父母抱歸舍(부모포귀사)
부모님이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와서

拋向中間下(포향중간하)
문지방 앞에 내던진다.

相看各無語(상간각무어)
한동안 말없이 서로 얼굴만 쳐다보면서

淚迸若傾瀉(누병약경사)
눈물만 펑펑 쏟는다.

質錢解衣服(질전해의복)
옷을 벗어 저장 잡힌 돈으로

買絲添上軸(매사첨상축)
다시 실을 사서 베틀의 도투마리에 얹는다.

不敢輒下機(불감첩하기)
감히 배틀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連宵停火燭(연소정화촉)
촛불을 켜고 몇 밤을 샌다.

當須了租賦(당수료조부)
세금은 마땅히 바쳐야 하니

豈暇恤襦袴(기하휼수과)
어찌 옷가지 같은 하찮은 것을 아까워하겠는가?

前知寒切骨(전지한절골)
골수에 파고드는 추위를 느끼지만

甘心肩骭露(감심견한로)
어깨뼈와 갈비뼈가 드러난 것이 대수인가?

裏胥踞門限(이서거문한)
마을 관리가 문지방에 웅크리고 앉아

叫罵嗔納晚(규매진납만)
큰소리로 욕을 하며 납기가 늦다고 화를 낸다.

安得織婦心(안득직부심)
어찌하면 배 짜는 여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變作監官眼(변작감관안)
감독관의 눈을 바꿀 수 있겠는가?




문동(文同)과 소동파(蘇東坡)

북송의 전재(全才) 즉 다방면에 재주가 뛰어난 대표적인 인사는 소동파이지만 문동 역시 소동파와 함께 이름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사촌형제였을 뿐만 아니라 취향도 수족처럼 일치했다. 사람들은 두 사람을 대나무에 미친 ‘치죽(痴竹)’이라고 불렀다. 소동파는 “비록 고기는 먹을 수 없어도 좋지만 대나무가 없는 곳에는 살 수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대나무라면 죽고 못 살았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소동파는 죽화(竹畵)를 고종사촌인 문동에게 전염시키고 동시에 화법을 전수시켰다.

문동이 지금의 한수 강변의 한중시 양현(洋縣) 태수로 발령나자 사람들은 모두 궁벽하고 척박한 곳이라고 동정했으나 그 자신은 오히려 대단히 만족하게 생각했다. 양현의 산과 계곡 모두가 대나무로 빽빽이 들어찬 거대한 대나무 숲이었기 때문이었다. 하루는 부인과 함께 대나무를 구경하면서 저녁 식사로 시킨 죽순 요리를 먹으려고 했다. 식사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마침 소동파가 부친 목간에 쓴 편지가 당도했다. 소동파는 의례적인 인사말과 함께 다음과 같은 시 한 수를 적어 보냈다.



漢川修竹賤如蓬(한천수주천여봉)
한수 가의 장죽은 쑥대풀처럼 천하여

斤斧何曾赦籜龍(근부하증사탁룡)
도끼날이 어떻게 신선하고 연한 죽순을 가볍게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料得清貧饞太守(요득청빈참태수)
청빈한 태수가 먹을 탐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은

渭川千畝在胸中(위천천무재흉중)
위천의 천무나 되는 대나무를 배속에 품고 있기 때문이지요.


시를 다 읽어 본 문동이 참지 못하고 갑자기 폭소를 터뜨려 먹던 음식이 식탁 위로 튀었다. 이 가족들에게는 청빈태수란 단어가 그들의 생활에 더욱 큰 활력소였다. 문동은 항상 “세상에 자기를 알아주는 자는 오로지 자첨(子瞻) 밖에 없다고 항상 말하고 다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