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一

環滁皆山也(환저개산야)
저주(滁州)는 사방이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其西南諸峰(기서남제봉)
서남 쪽의 여러 봉우리 자락의

林壑尤美(임학우미)
숲과 골짜기는 특히 아름답다.

望之蔚然而深秀者(망지울연이심수자)
멀리서 바라보면 숲은 울창하고 깊고도 빼어나니

琅琊也(낭양야).
바로 낭야의 산봉우리들이다.

山行六七裏(산행육칠리)
낭야산으로 들어가 6-7리 들어가면

漸聞水聲潺潺(점문수성잔잔)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점차로 들리기 시작한다.

而瀉出於兩峰之間者(이사출어양봉지간자)
두 봉우리 사이에서 쏟아지는 이 물은

釀泉也(양천야)②
양천(釀泉)이다.

峯回路轉(봉회로전)
봉우리를 끼고 돌아 올라가면

有亭翼然臨於泉上者(유정익연임어천상자)
정자 하나가 날개를 펼친 모양으로 양천 가에 서 있는데

醉翁亭也(취옹정야)。
바로 취옹정이다.

作亭者誰(작정자수)？
누가 지은 정자인가?

山之僧智僊也(산지승지천야)
낭야산의 승려 지선이다.

名之者誰(명지자수)？
취옹정이라는 이름은 누가 지었는가?

太守自謂也(태수자위야)。
태수가 스스로 자신의 호를 정자의 이름으로 삼았다.

太守與客來飲於此(태수여객래음어차)
태수가 데리고 온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는데

飲少輒醉(음소첩취)
몇 잔을 마시기도 전에 빨리 취하고

而年又最高(이년우최고)
그 중에서 나이도 제일 높아

故自號曰醉翁也(고자호왈취옹야)
스스로 자신의 호를 취옹이라고 했다.

醉翁之意不在酒(취옹지의부재주)
취옹의 뜻은 원래 술에 있지 않고

在乎山水之間也(재호산수지간야)
산수 사이의 아름다움에 있으니

山水之樂(산수지락)
산수의 락을

得之心而寓之酒也(득지심이우지주야)
마음에 얻고자 술에 우탁(寓託)한 것이다.

若夫日出而林霏開(약부일출이림비개)
대개 해가 뜨면 안개는 걷히고

雲歸而岩穴暝(운귀이암혈명)
구름이 돌아오면 바위동굴은 어두워지니

晦明變化者(회명변화자)
어둠과 밝음의 변화는

山間之朝暮也(산간지조묘야)
산간의 아침과 저녁의 모습이다.

野芳發而幽香(야방발이유향)
들꽃이 피면 그윽한 향기가 온천지에 가득하고

佳木秀而繁陰(가목수이번음)
우뚝 솟은 아름다운 나무는 짙은 그늘을 이룬다.

風霜高潔(풍상고결)
찬 바람이 불고 맑은 서리가 내리다가

水落而石出者(수락이설출자)
냇물이 줄어들면 바위가 드러나는데

山間之四時也(산간지사시야)
산간 마을의 사계절이다.

朝而往(조이왕)
아침에 들렀다가

暮而歸(모이귀)
저녁에 돌아오니

四時之景不同(사시지경부동)
사시의 풍경이 같지 않음은

而樂亦無窮也(이락역무궁야)
그 즐거움이 무궁하다.


其二

至於負者歌於途(지어부자가어도)
짊은 진 자는 길가에서 노래 부르고

行者休於樹(행자휴어수)
길 가는 사람은 나무 밑에서 쉬고

前者呼(전자후)
앞선 자가 부르면

後者應(후자응)
뒷선 자는 호응하며

傴僂提攜(구루제휴)③
허리가 꼬부라진 노인은 손잡이에 이끌려 걷는다.

往來而不絕者(왕래이부절자)
왕래가 끊이지 않으니

滁人遊也(저인유야)
저주 사람들이 노니는 곳이다.

臨溪而漁(임계이어)
고기를 잡으러 시내로 다가가니

溪深而魚肥(계계이어비)
시내가 깊어서 고기가 살이 올랐다.

釀泉爲酒(양천위주)
양천의 물로 담근 술

泉香而酒洌(천향이주열)
향은 깊고 색을 맑다.

山肴野蔌(산효야속)
산나물과 들나물을

雜然而前陳者(잡연이전진자)
어지러히 펼친 것이

太守宴也(태수연야)
태수의 주연이다.

宴酣之樂(연감지락)
잔치의 무르익음은

非絲非竹(비사비죽)
풍악소리에 있지 않고

射者中(사자중)
투호하는 자는 과녁에 맞추는 일이고

弈者勝(혁자승)
바둑 두는 사람은 이기는 일이다.

觥籌交錯(굉주교착)
벌주를 담는 술잔과 산가지가 섞여 어지럽고

起坐而喧嘩者(기좌이훤화자)
일어났다 앉았다 시끄럽게 떠드는 것은

眾賓歡也(중빈환야)
손님들은 즐거워하는 것이다.

蒼顏白發(창안백발)④
창백한 얼굴의 흰머리의 사람이

頹然乎其間者(퇴연후기간자)
손님들 가운데에 쓰러져 있으니

太守醉也(태수취야)。
바로 태수가 취한 것이다.



其三

已而夕陽在山(이이석양재산)
어느 사이에 석양은 산봉우리에 걸리고

人影散亂(인영산란)
사람의 그림자도 어지러이 흩어지는 것은

太守歸而賓客從也(태수귀이빈객종야)
태수와 그 뒤를 따라 돌아갔기 때문이다.

樹林陰翳(수림음예)
숲속의 어둡고 그늘진 곳에서

鳴聲上下(명성상하)
새 우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遊人去而禽鳥樂也(유인거이금조락야)
유람객들이 떠나자 새들이 즐거워하는 것이다.

然而禽鳥知山林之樂(연이금조지산림지락)
그러나 짐승과 새들은 산림의 즐거움을 알지만

而不知人之樂(이부지인지락)
사람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듯이

人知從太守遊而樂(인지종태수유이락)
사람들은 태수를 따라 놀러 나와 즐기기만을 할 뿐

而不知太守之樂其樂也(이부지태수지락기략야)
태수가 그 즐거움을 즐기는지를 알지 못한다.

醉能同其樂(취능동기락)
술에 취해 그 즐거움을 같이 할 수는 있으나

醒能述以文者(성능술이문자)
술에 깨어서 글로써 그 즐거움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太守也(태수야)
바로 태수다.

太守謂誰(태수위수)
그 태수가 누구인가 하니

廬陵歐陽修也(여릉구양수야)。
여릉(廬陵) 구양수(歐陽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