贈韋左丞(증위좌승)

- 위좌승에게 드림 -

杜甫(두보)

紈袴不餓死(환고불아사)

귀족들은 굶어죽지 않으나

儒冠多吾身(유관다오신)

선비들은 자기 몸 그르치는 일도 많습니다.

丈人試靜聽(장인시정청)

좌승 어른께서는 가만히 들어 보소서

賤子請具陳(천자청구진)

빈천한 제가 모두 말해보겠습니다.

甫昔少年日(보석소년일)

저 두보가 어린 시절에

早充觀國寶(조충관국보)

일찍이 장안으로 과거 보려왔습니다.

讀書破萬卷(독서파만권)

책은 만권을 읽고

下筆如有神(하필여유신)

붓을 들면 신들린 듯이 글을 썼습니다..

賦料楊雄敵(부요양웅적)

부(賦)는 양웅에 필적할 만하고

詩看子建親(시간자건친)

시는 조식과 같았습니다.

李邕求識面(리옹구식면)

이옹도 나를 만나고 싶어 했고

王翰願卜隣(왕한원복인)

왕한은 나와 이웃으로 살기를 원했습니다.

自謂頗挺出(자위파정출)

내 자신 스스로 뛰어났다고 생각하여

立登要路津(입등요로진)

장차 중요한 벼슬로 뛰어 오르려했습니다.

致君堯舜上(치군요순상)

주군을 요순보다 훌륭하게 해드리고

再使風俗淳(재사풍속순)

다시 백성들의 풍속을 순박하게 하려했지요.

此意竟蕭條(차의경소조)

이러한 내 뜻은 결국 쓸쓸하게 되고 말아

行歌非隱淪(행가비은륜)

노래 부르며 다녀도 세상을 등지지 않았습니다.

騎驢三十載(기려삼십재)

나귀타고 다니기 30년

旅食京華春(여식경화춘)

장안의 화려한 봄 떠돌이로 살았습니다.

朝扣富兒門(조구부아문)

아침이면 부잣집 문을 두드리고

暮隨肥馬塵(모수비마진)

저녁이면 살찐 말의 먼지를 따라다녔습니다.

殘杯與冷炙(잔배여냉자)

술 찌꺼기와 식은 불고기

到處潛悲辛(도처잠비신)

이르는 곳 마다 설움으로 아픔을 맛보았습니다.

主上頃見徵(주상경견징)

주상이 요즈음 사람을 구한다기에

欻然欲求伸(훌연욕구신)

문득 뜻을 펴려고했습니다.

靑冥却垂翅(청명각수시)

푸른 하늘 날려다가 날개 꺾이고

蹭蹬無縱隣(층등무종인)

기세 꺾여 비늘 없는 물고기처럼 되었습니다.

甚愧丈人厚(심괴장인후)

좌승 어른의 두터운 대접에 심히 부끄럽고

甚知丈人眞(심지장인진)

좌승 어른의 참됨을 잘 알고있습니다.

每於白寮上(매어백료상)

좌승 어른은 언제나 여러 관리의 윗자리에 계십니다.

猥誦佳句新(외송가구신)

아름답고 새로운 싯귀 외워

竊效貢公喜(절효공공희)

공공이 천거 받은 기쁨을 몰래 본받고 싶었고

難甘原憲貧(난감원헌빈)

원헌이 당한 가난은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焉能心怏怏(언능심앙앙)

어찌 마음속으로 불평만 하고 있겠습니까?

祗是走踆踆(지시주준준)

그래서 다만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今欲東入海(금욕동입해)

이제 동쪽 바다로 가려하다가

卽將西去秦(즉장서거진)

곧 다시 서쪽의 진으로 떠나려 합니다.

尙憐終南山(상련종남산)

그러면서도 종남산이 그리워

回首淸渭濱(회수청위빈)

맑은 위수 강변을 머리 돌려 바라봅니다.

常擬報一飯(상의보일반)

언제나 한 끼니 밥의 은혜를 갚으려하는데

況懷辭大臣(황회사대신)

어찌 대감님의 곁을 떠나려하는데 감회가 없겠습니까?

白鷗沒浩蕩(백구몰호탕)

휜 갈매기 아득한 바다로 날아가 보이지 않으니

萬里誰能馳(만리수능치)

만리 밖 먼 곳으로 달려가 능히 돌아오게 할 수 있겠습니까?

끝

위좌승의 이름은 위제(韦济)이고 좌승(左丞)은 한나라 때 설치한 상서성의 수장인 상서령을 보좌하여 관료들의 기강을 감찰하며 녹봉은 4백 석이다. 후에 역대 왕조가 모두 이 관직을 두고 상서령과 복야의 속관으로 삼아 맡은 바 임무의 중요도에 걸맞게 품계가 점차로 올라 수당조 때는 정사품이 되었다가 송요금 때는 정이품의 고관이 되었다. 위제는 정확한 생년월일 미상이고 정주(鄭州) 양무(陽武) 출신으로 시인으로 이름이 있었다. 위사겸(韋思謙)의 손자에 재상 위사립(韋思立)의 세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문재가 있었다. 개원(開元) 초에 견성(甄城)의 현령이 되었고 세 번 자리를 옮긴 끝에 고부원외랑(库部员外郎)으로 올랐다. 다시 호부시랑(户部侍郎)，하남윤(河南尹)，상서좌승(尚书左丞)，풍익태수(冯翊太守) 등의 관직을 역임했다. 사서에 그를 평하기를 침착한 성격에 하고 우아한 기품을 지녔으며 정사를 간이하게 처리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