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都護歌(정도호가)

李白

雲陽上征去(운양상정거)①，

강물을 거슬러 운양으로 올라가노라면

兩岸饒商賈(양안요상고)

양쪽 강변에는 상점도 많아라.

吳牛喘月時(오우천월시)②，

오(吳)나라의 소는 달을 보고 헐떡이고

拖船一何苦(타선일하고)。

배를 끌어올리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은가?

水濁不可飲(영탁불가음)，

물은 탁하여 마실 수가 없고

壺漿半成土(호장반성토)。

병 속의 마실 것은 반은 흙이네.

一唱督護歌(일창독호가)，

한 번 도호가(都護歌)를 부르면

心摧淚如雨(심최루여우)。

마음이 꺾이어 눈물이 비오듯 하네.

萬人系磬石(만인계경석)③，

만명의 첨부(鑯夫)가 경석을 끌고 있지만

無由達江滸(무유달강호)④。

좀처럼 강변에 도달할 수 없네.

君看石芒碭(군간석망탕)，

그대여 저 망탕산의 석재를 보는가?

掩淚悲千古(엄루비천고)。

눈물을 머금으며 천고를 슬퍼하는구나

①운양(雲陽)： 진나라 시대 이후에 곡아(曲阿)라 했으며 당나라 천보(天宝) 초에 단양(丹阳)으로 개명하고 강남도(江南道)의 윤주(润州)의 관할 하에 두었다. 운양은 장강 하류의 상업이 번성한 성읍으로 운하로 곧바도 장강과 연결되어 있다. 지금의 강소성 단양현(丹阳县)

②오우(吳牛)：강회지간에 서식하는 물소

③계(系)：“착(鑿)”으로 된 문헌도 있다.

④강호(江滸)：강변

두보에 못지않게 하층인민들의 고달픈 생활상을 그린 이백의 시다. 강나루에서 밧줄로 배를 끄는 인부를 섬부(纖夫)라고 한다. 이 시는 섬부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그린 이백이 작품 중에서는 특이한 계열이다. 정도호가는 악부시집의 옛날 제목인 《청상곡사(清商曲辭)·오성가곡(吳聲歌曲)》을 바뀐 이름이다. 전설에 따르면 남북조시대의 송무제(宋武帝) 유유(劉裕)의 사위 서규(徐逵)가 노궤(魯軌)에 의해 살해되자 부내직독호(府內直督護) 정오(丁旿)가 황제의 명을 받아 장례를 주관했다. 후에 무제의 장녀이며 서규의 부인이 정오에게 장례에 관해 물었다. 그녀는 매번 물을 때마다 애절하고 슬픈 목소리로 ‘정도호(丁都護), 정도호(丁都護)’라고 한탄했는데 그 소리가 너무 처절했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이 그 슬픈 곡조를 따서 노래를 만들어 노래 이름을 정도호가라고 했다《송서(宋書)·악지(樂志)》.

　“운양(雲陽)”은 지금의 강소성 단양현(丹陽縣으로 진나라 때부터 곡아(曲阿)라고 했으나 당현종 천보(天寶 : 742-756년)연간에 단양으로 개명하여 강남도(江南道) 윤주(潤州)의 관할 하에 두었다. 단양은 장강과는 곧바로 운하와 연결된 상업도시로 번성했다. 그래서 이 시의 처음 두 구절은 운양에서 배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면 운하의 양쪽 강변에는 상가가 구름처럼 몰려있다고 했다. 상가가 조밀하게 늘어서 있는 상업도시에서 섬부들의 비참하고 고된 생활과 거상과 부고(富賈)들의 생활을 대조적으로 그렸다. 오우(吳牛)는 회수와 장강 사이에 서식하는 물소다. 《세설신어(世說新語)·언어(言語)》에 ‘남쪽 땅은 덥고 습하여 열기를 두려워한 소들이 달을 보고 이글거리는 해인줄 알고 숨을 허덕인다.’고 했다. 그래서 “오우천월시(吳牛喘月時)”라는 시구는 참으로 교묘하게 한여름의 혹서를 구체적으로 표현하여 그 효과를 극대화했다. 시간과 장소를 묘사함에 직설적이거나 단조롭게 하지 않고 당시의 장면을 다음 구절인 “타선일하고(拖船一何苦)”라고 침통한 어조로 한탄했다. “타선(拖船)”과 “상정(上征)”은 서로 호응하는 대귀로 물결을 거슬러 배를 끄는 일로 젖먹는 힘까지 발휘하여 배를 끄는 첨부들의 모습을 갑자기 시 중에 출연시켰다. 시 중에 그려낸 모습은 남루한 복장을 한 한 떼의 섬부, 그리고 섬부가 잡아당기는 밧줄, 더위에 지쳐 허덕이며 찌는 듯한 열기를 품어대는 해를 짊어지고 누런 진흙을 쳐다보면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다 거꾸러지곤 하는 섬부들의 간고한 걸음걸이를 그렸다. 불타는 듯한 기후, 힘든 노동, 그리고 갈증 등은 섬부들에 대한 인상을 강렬하게 표현했다. 그러나 그들은 생활조건은 오히려 큰 차이가 있었다. 극심한 갈증 역시 강물을 떠서 해소할 수 밖에 없었으나 또한 “수탁불가음(水濁不可飲)”이라고 말했다. “수탁(水濁)”이란 단어는 독자들의 주의를 끌만한 표현이 아니다. 그래서 시인은 “호장반성토(壺漿半成土)”이라고 말하여 가장 설득력 있는 언어로 사용했다. 원래 강물을 마실 수 없어 “불가음(不可飲)”이라고 말한 것은 그 말에 내포되어 있는 뜻은 마실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마시고 싶어 갈증만 더욱 심해진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시인이 그린 첨부들의 열악한 환경은 그것뿐만 아니라 탁한 강물은 마실 수도 없다고 세세한 부분까지 표현했고 또한 섬부들의 수상 노동생활의 특징을 구체적이고도 세세하게 형상화했다. 이뿐만 아니라 탁한 물은 마치 은 의 열악한 생활환경 뿐만 아니라 탁한 물은 진흙이 반이라고 하여 더운 날씨와 더러운 날씨로 인해 “拖船一何苦(타선일하고)”의 또 다른 중요한 원인임을 나타냈다. 섬부의 고달픈 마음을 묘사한 이하의 두 구절은 직접적으로 심리를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노래소래로 통해서 배를 끌면서 외치는 절규를 “도호가(都护歌)”라고 칭했다. 일정하게 규정한 옛 소리가 아니라 처절하고 슬픔과 원망이 섞인 선부들의 곡조로 노래부르며 빗물처럼 흘리는 눈물은 도호가라는 제목과 대조된다. 　

이상의 8구절의 싯귀는 선부들의 고난과 열악한 생활로 인한 슬픔을 일일이 묘사했으며 동시에 그것으로 끝내지 않고 말미의 4구절은 다시 더욱 놀라운 장면으로 바뀐다. “만인계경석(萬人系磐石)”의 “계(系)”는 어떤 문헌에는“착(鑿)”으로도 나와 있다. 이 구절은 처음의 “雲陽上征(운양상정)”과 대응하여 시의를 표현하고 있다. 당시 태호에서 캐낸 석재를 운하를 경유하여 북쪽으로 운송하고 있었다. 운양은 태호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성읍이다. 태호의 석재는 무수히 많은 구멍이 뚫려 있어 원림을 조성하기 위한 건축재료로 당대에 이미 사람들에게 의해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었다. 관리들을 위해 노역에 종사해야 했던 섬부들은 끊임 없이 채굴된 석재들을 상류로 운반해야 했다. “磐石(경석)”은 덩치가 크고 수효도 무수히 많아서 비록 만 사람의 섬부가 밧줄을 매고 끌어도 강변에 끌어다 놓아도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 단어에 호응하는 ‘배를 끄는 일이 얼마나 고달프겠는가?’라는 뜻의“拖船一何苦(타선일하고)”라는 구절은 극도로 고통스러운 노역을 말한다. 강변에 이르지 못한다는 말은 오히려 그 뜻과는 반대로 그 석재들은 반드시 강변에 가져다 놓아야한다는 뜻으로 섬부들의 고역이 고달프다는 사실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마음을 놀라게 하고 혼을 뒤흔들리게 하는 효과를 조성하기 위해 시인은 다시 덩치가 크고 수효가 많은 “경석(磬石)”과 “石芒碭(석망탕)”이라는 글자를 대서특필해서 현장의 정황을 표현했다. 태호의 석재는 캐도 캐도 끝이 없어 섬부가 당하는 고통은 천고의 후인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한편 운양(雲陽)이라는 두자 역시 말미의 경석이나 석망탕과 함께 노역의 열악한 환경을 드러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드러나게 하는 복선이다. 이는 마치 화룡점정(畵龍點睛)과 같은 확연한 효과를 보고 있다. 전편에 걸쳐 각탁(刻琢)한 흔적도 남기지 않고 현상을 집중시키는 전형이다.“落筆沉痛(락필침통)，含意深遠(함의심원)”으로 이백의 시중 두보의 시풍과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