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간행(長干行)

장간행은 장간곡(長干曲)이라고도 하는데 악부 구제(舊題)로 원래 장강 하류 일대에 사는 백성들이 불렀던 민가《청상서곡(清商西曲)》에서 유래했다. 내용은 배를 타고 장사길을 나서는 상인들 부인들의 삶을 많이 그렸다. 송대의 곽무정(郭茂倩)이 지은 《악부시집(樂府詩集)·잡곡가사십이(雜曲歌辭十二)》에 실려있다. 장간리(長干裏)는 지금의 강소성 남경시 경내의 진회하(秦淮河) 남안의 우화대(雨花台)에서 장간교(長干橋)에 이르는 지역이다. 고대에 장간에는 수상생활을 하는 백성들이 많이 살았다. 그들은 물길을 오고가며 수상생활을 하면서 지어 부른 수많은 노래는 육조(六朝) 시대의 악부시(樂府詩) 형성에 기초가 되었다. 소위 장간곡(長干曲)이라 함은 악부의 《잡곡가사(雜曲歌辭)》곡조 이름이다. 장강 하류 일대에 살던 사람들이 부르던 민가로써 위진(魏晉) 문학을 일으키고 이어서 당조에서 꽃 피운 시가문학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당조의 수많은 문인들은 금릉의 아름답고 풍요로운 정취를 선망하여 악부시의 제목에 아름다운 가사를 붙인 시가가 《장간곡(長干曲)》이다.

1. 고시(古詩)

逆浪故相邀(역랑고상요)

거슬러 치는 파도가 뒤돌아 만나도

菱舟不怕搖(맥주불포요)

마름 배는 흔들림을 두려워 않네.

妾家揚子住(첩가양자주)

첩의 집은 양자에서 있으니

便弄廣陵潮(평롱광릉조)

문득 광릉의 조수(潮水)를 희롱하네.

①選自《樂府詩集·卷七十二·雜曲歌辭十二》。

②逆浪：迎面打來的浪頭。邀：遮留、阻攔。這句話是說：逆水行舟時迎面打來的浪頭好象是故意要擋住人的去路。

③菱舟：小船。

④妾：古時女子的自稱。揚子：即揚子津，長江上的一個渡口，在今江蘇省揚州市南。

⑤便（piān）：便習，習慣。

⑥廣陵：古郡名，廣陵郡治在今江蘇省揚州市東北。廣陵潮，指這一帶揚子江中的潮水。弄潮，即駕舟在浪潮中行駛。

2. 장조(張潮)

其一

憶昔深閨裏(억석심규리)

기억하건대 첩이 깊은 규중 속에 있을 때

煙塵不曾識(연진부증식)

연기와 먼지를 일찍이 몰랐어요.

嫁與長干人(가여장간인)

장간 사람에게 시집갔더니

五月南風興(오월남풍흥)

오월에 남픙이 불어오면

思君下巴陵(사군하파릉)

파릉으로 내려간 낭군을 그리워했고

沙頭候風色(사두후풍색)

모래 머리에 바람 색을 맞이하였지요.

八月西風起(팔월서풍기)

팔월에 서풍이 일어나면

想君發揚子(상군발양자)

양자로 출발한 낭군을 그리워했지요.

去來悲如何(거래비여하)

오가며 슬픔이 어떠한지요?

見少離別多(견소이별다)

얼굴보기는 드물고 이별은 많으니.

湘潭幾日到(상담기일도)

이곳 상담에는 언제 오실런 지요!

妾夢越風波(첩몽월풍파)

첩의 꿈은 바람과 파도를 건너요.

昨夜狂風度(작야광풍도)

어제 밤 광풍이 지나더니

吹折江頭樹(취절강두수)

강 머리 나무를 부러뜨렸어요

淼淼暗無邊(묘묘암무변)

아득히 어두워서 그 끝을 볼 수 없으니

行人在何處(행인재하처)

나그네 몸인 그대는 어느 곳에 계신지요

好乘浮雲驄(호승부운총)

하늘을 나는 부운총말은 타기가 좋으니

佳期蘭渚東(가기란저동)

난저의 동쪽에서 만나면 좋겠네요.

鴛鴦綠蒲上(원앙록포상)

원앙은 녹포 위에 있고

翡翠錦屛中(비취금병중)

비취는 비단 병풍 속에 있어요.

自憐十五餘(자련십오여)

열다섯 남짓한 나이를 스스로 가련히 생각하니

顔色桃花紅(안색도화홍)

얼굴빛은 복숭아 색과 같이 붉어요.

那作商人婦(나작상인부)

어찌하여 장사하는 그대의 아내가 되어

愁水復愁風(수수부수풍)

물을 근심하고 다시 바람을 근심하게 되었는지요?

其二

婿貧如珠玉(서빈여주옥)

낭군이 가난할 때는 나를 마치 주옥과 같이 여기더니

婿富如埃塵(서부여애진)

낭군이 부유하게 되니 나를 진토처럼 여기네요

貧時不忘舊(빈시불망구)

가난할 때는 옛 사람 잊지 않더니

富貴多寵新(부귀다총신)

부귀해지더니 새로운 여인을 사랑하네요!

妾本富家女(첩본부가녀)

나는 원래 부자집 딸이었는데

與君爲偶匹(여군위우필)

그대를 만나 부부가 되어

惠好一何深(혜호일하심)

사랑하기를 얼마나 깊이 하며

中門不曾出(중문불증출)

내당 문을 나선 적이 없었어요.

妾有繡衣裳((첩유수의상)

첩에게 있는 비단 치마저고리에도

葳蕤金縷光(위유금루광)

금실이 치렁치렁 달려 있었지만

念君貧且賤(염군빈차천)

서방님은 가난하고 천한 몸이라

易此從遠方(역차종원방)

쉽게도 먼 지방으로 장사 나가니

遠方三千裏(원방참천리)

간 곳이 삼천리나 되는 먼 곳에

發去悔不已(발거회불이)

한 번 가버리면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으니

日暮情更來(일모정갱래)

해가 지면 옛 정으로 그리워지네요

空望去時水(공망거시영)

하릴 없이 흘러가는 물만 바라보다

孟夏麥始秀(맹하맥시수)

때는 어느덧 여름이 되어 보리이삭 익기 시작하고

江上多南風(강상다남풍)

남쪽에서 강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고

商賈歸欲盡(상고귀욕진)

상인들은 모두 돌아가려고 하건만

君今尚巴東(군금상파동)

당신은 지금도 여전히 파동에 있으니

巴東有巫山(파동유무산)

파동의 무산(巫山)에는

窈窕神女顏(요조신녀안)

아름답고 조신한 신녀가 산다고 하던데

常恐遊此山(상공유차산)

이 산에서 놀지나 않을까 항상 걱정해서입니다.

果然不知還(과연부지환)

과연 언제나 돌아올지 알 수가 없습니다.

3. 최호(崔灝)

其一

君家何處住(군가하처주)？

당신 집은 어디 있나요?

妾住在橫塘(첩주재횡당)

저의 집은 횡당에 있지요.

停船暫借問(정선잠차문)

배를 멈추고 잠시 물어봅니다.

或恐是同鄕(혹공시동향)

혹시 같은 고향사람 아닌가요?

其二

家臨九江水(가림구강수)

우리집은 구강 가에 있어

來去九江側(래거구강측)

구강 주변을 왕래합니다.

同是長干人(동시장간인)

당신과 나는 같은 장간 사람인데

生小不相識(생소부상식).

어려서 서로 알지도 못했구려!

其三

下渚多風浪(하조다풍랑)

아래 모래섬에는 풍파가 많으니

蓮舟漸覺稀(연주점각희)

목란 배는 점차 눈에 뜨이지 않네요.

那能不相待(나능불상대)

어찌하여 서로 기다리지 않고

獨自逆潮歸(독자역조귀)

홀로 조수를 거슬어 돌아 왔나요?

其四

三江潮水急(삼강조수급)

삼강은 조수가 급하고

五湖風浪湧(오호풍랑용)

오호에는 풍랑이 용솟음칩니다.

由來花性輕(유래화성경)

꽃의 성품은 가볍다고 전해지니

莫畏蓮舟重(막외연주중)

연꽃 따는 배가 무겁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 장간행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