潼關吏(동관리)

두보(杜甫)

士卒何草草(사졸하초초)

사졸들은 어찌 그리 고달픈가?

築城潼關道(축성동관도)

동관으로 통하는 길에 성을 짓는다

大城鐵不如(대성철불여)

대성은 철옹성과 같고

小城萬丈餘(소성만장여).

소성은 만 길이 넘는다.

借問潼關吏(차문동관리)

동관의 아전에게 물으니.

“修關還備胡(수관환비호)”

오랑캐를 막으러 관문을 고칩니다.

要我下馬行(요아하마행)

나보고 말에서 내리라하더니

爲我指山隅(위아지산우)

산모퉁이를 가리키면서 말한다.

“連雲列戰格(연운열전격)

구름까지 이어진 목책

飛鳥不能逾(비조불능유)

나는 새도 넘을 수 없습니다.

胡來但自守(호래단자수)

오랑캐 올때 지키기만 하면

豈複憂西都(기복우서도)

어찌 다시 서도를 걱정하겠습니까?

丈人視要處(장인시요처)

어르신께서는 요해처를 보십시오.

窄狹容單車(착협용단거)

수레 하나 간신히 지나갈 좁은 길이라

艱難奮長戟(간난분장극)

난리를 맞아 장극을 들고 분전하면

萬古用一夫(만고용일부).”

옛날 한 명으로 만 명을 당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哀哉桃林戰(애재도림전)

슬프도다, 도림의 싸움이여!

百萬化爲魚(백만화위어).

백만의 생령이 고기밥이 되었구나

請囑防關將(청촉방관장)

관문을 지키는 장수에게 당부하노니

慎勿學哥舒(신물학가서)！”

가서한(哥舒翰)의 전철을 배우지 마시오.

건원 2년(759) 봄，60만에 달하는 당나라 관군이 지금의 하남성 안양시에 치소를 두고 있었던 상주(相州)에서 안록산의 아들 안경서와 사사명의 반군에게 대패했다. 승세를 탄 안사의 반군은 낙양으로 곧바로 진격했다. 만일 낙양이 다시 실함되면 반군은 필시 서쪽으로 계속 진군하여 장안을 공격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장안과 관중을 지키는 병풍 역할을 하는 동관에서의 싸움은 피할 수 없을 악전고투가 될 것이다. 두보가 동관을 통과할 때는 반군과의 전투에 대비해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병졸들이 성을 쌓는 모습과 동관을 지키려는 여러 가지 노력들을 그렸다. 어지러운 동관의 거리와, 수많은 사졸들이 성을 쌓느라고 고생하는 모습을 “초초(草草)”라고 표현했다. 초초는 수많은 병사들이 허둥대며 공사장에서 성을 쌓고 수리하는 모습을 표현한 말이다. 동관은 원래 금성탕지 같은 요새지라 한 사람의 수비명으로 만 명을 막을 수 있다고 했으니 경거망동하지 말고 굳게 지키면 된다고 했다. 옛날 안록산이 난을 일으켜 낙양을 함락시키고 서진할 때 동관을 지키던 가서한이 낙양을 수복하라는 명을 받고 관문 밖으로 나가 동진하다가 도림색에서 안록산의 부하 장수 최건우(崔建佑)가 이끄는 반군의 매복에 걸려 관군은 복멸되고 가서한 자신은 안록산의 포로가 된 일을 상기시키고 그와 같은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지 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