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음(梁甫吟)

이백(李白)

長嘯梁甫吟(장소량보음)

양보음의 긴 휘파람

何時見陽春(하시견양춘)

어느 때나 화창한 봄을 맞으리오?

君不見(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朝歌屠叟辭棘津(조가도수사극진)

조가의 백정 늙은이① 극진②을 떠나

八十西來釣渭濱(팔십서래조위빈)

나이 팔십에 서쪽의 위수가로 가서 낚시질 했던 일을

寧羞白髮照清水(녕수백발조청수)

백발이 맑은 물에 비치어도 어찌 부끄우리?

逢時吐氣思經綸(봉시토기사경륜)

때를 만나 기운을 토하고 경륜을 생각하며

廣張三千六百鉤(광장삼천륙백구)

널리 삼천 육백날을 낚시질로 보낸다

風期暗與文王親(풍기암여문왕친)

인품으로 문왕과 몰래 친하였으니

大賢虎變愚不測(대현호변우불측)

대현은 호랑이처럼 변한다는 사실을

어리석은 사람들은 헤아리지 못한다

當年頗似尋常人(당년파사심상인)

당년에는 자못 보통사람과 같아보이지만

君不見(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高陽酒徒起草中(고양주도기초중)

고양 땅 술주정뱅이③가 초야에서 일어나

長揖山東隆准公(장읍산동융준공)

산동에서 솟아오른 유방에게 길게 읍하고

入門不拜騁雄辯(입문불배빙웅변)

군문에 들어가 절도 하지 않고 웅변을 토하니

兩女輟洗來趨風(량녀철세래추풍)

두 여인이 발씻기를 그치고 바람처럼 물러난 일을

東下齊城七十二(동하제성칠십이)

동쪽 제나라 칠십 칠 개 성을

指揮楚漢如旋蓬(지휘초한여선봉)

초나라와 한나라를 마치 바람에 넘어지는 쑥대처럼 휘둘렀다.

狂客落魄尚如此(광객락백상여차)

미치광이 낙백도 오히려 이러했으니

何況壯士當群雄(하황장사당군웅)

하물며 장사가 군웅들을 당함에 있어서랴?

我欲攀龍見明主(아욕반룡견명주)

내가 용의 등에 올라타고 밝은 임금 뵈려하나

雷公砰訇震天鼓(뇌공팽굉진천고)

천둥이 치고 하늘 북이 울리는구나!

帝旁投壺多玉女(제방투호다옥녀)

황제 옆에는 투호놀이 하는 여인들 많아

三時大笑開電光(삼시대소개전광)

삼시에 크게 웃는데 번개가 친다

倏爍晦冥起風雨(숙삭회명기풍우)

어두운 하늘에 갑자기 번개 치더니 비바람 일고

閶闔九門不可通(창합구문불가통)

하늘문 아홉겹을 통과할 수 없노라!

以額叩關閽者怒(이액고관혼자노)

이마로 문을 두드렸으나 문지기가 노하니

白日不照吾精誠(백일불조오정성)

밝은 해도 내 정성을 비춰주지 않는다!

杞國無事懮天傾(기국무사우천경)

기나라의 일없는 사람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 했고

猰貐磨牙競人肉(알유마아경인육)

알유④는 이를 갈아 사람살 먹기를 다투지만

騶虞不折生草莖(추우불절생초경)

추우⑤는 살아있는 풀줄기 하나 꺾지 않는다!

手接飛猱搏雕虎(수접비노박조호)

날아가는 원숭이와 호랑이도 맨손으로 잡을 만하고

側足焦原未言苦(측족초원미언고)

발꿈치를 가파른 바위에 붙이고도 고통을 말하지 않는다!

智者可卷愚者豪(지자가권우자호)

지혜로운 사람은 숨고 어리석은 자가 잘난 체 하니

世人見我輕鴻毛(세인견아경홍모)

세상 사람들 나를 보고 기러기 털만큼이나 경시한다!

力排南山三壯士(력배남산삼장사)

힘이 남산을 밀어낼 만한 세 장사를

齊相殺之費二桃(제상살지비이도)

제나라 제상은 두 개의 복숭아로 그들을 죽였다!

吳楚弄兵無劇孟(오초롱병무극맹)

오초칠국(吳楚七國)이 극맹⑥ 같은 협객을 노쳤으니

亞夫咍爾為徒勞(아부해이위도로)

주아부⑦는 헛된 일을 했다고 반란군을 비웃었도다!

梁甫吟(량보음)

양보의 노래를 부르니

聲正悲(성정비)

그 소리 정말로 슬프도다!

張公兩龍劍(장공량룡검)

장공⑧의 두 용검

神物合有時(신물합유시)

신과 물의 합침도 때가 있도다!

風雲感會起屠釣(풍운감회기도조)

풍운이 감돌면 감응되어

백정과 낚시꾼 중에서도 영웅이 일어날 수 있나니

大人屼當安之(대인올당안지)

성군이 불안해 하시니 마땅히 내가 이를 편안히 하리라!

①조가의 늙은이 : 강태공 여상(呂尙)을 말한다. 성(姓)은 강(姜)이고 이름은 상(尙)이며 자(字)는 자아(子牙)다. 그의 선조가 지금의 하남성 남양시(南陽市) 일대의 땅에 봉해졌음으로 씨를 여(呂)로 했다. 지금의 산동성 영구(營口)에 살던 여상은 나이 50에 집을 나와 유랑하다가 지금의 하남성 기현(淇縣)인 조가(朝歌)에 머물르면서 백정생활을 했다. 여상은 다시 조가를 떠나 유랑생활을 계속하여 서쪽의 위수(渭水) 강변에서 낚시로 고기를 잡으여 연명했다. 그때 위수가로 사냥 나온 주문왕이 보고 대화를 나눈 후에 “ 그대는 내 조부 태공께서 오랫동안 기다리던 사람이다.”라고 말하고는 자기의 수레에 태워 궁궐로 데려가 스승으로 삼았다. 태공이 기다리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를 태공망(太公望)이라고 불렀다. 그 때 그의 나이는 이미 80이었다. 후에 문왕이 죽고 그 뒤를 이은 무왕이 상나라를 정벌하고 주왕조를 창건할 때 사상보(師尙父)가 되어 큰 공을 세웠음으로 그 공로로 영구(營口)에 봉해져 제나라의 시조가 되었다. 그래서 그는 또한 제태공(齊太公)이라고도 불린다. 여상이 제나라에 봉해졌을 때는 그의 나이는 이미 90이 다 되었을 때였다. 대기만성의 대표적인 사람이다.

②극진(棘津) : 지금의 하남성 활현(滑縣) 남쪽에 있었던 고대 황하를 건너던 유명한 나루터였다. 지금은 인멸되어 자취가 없다.

③고양 땅의 술주정뱅이 : 태어난 해는 미상이고 기원전 203년에 죽은 진한 교체기 때 유방의 책사(策士) 역이기(酈食其)를 말한다. 역생(酈生)이라고도 한다. 지금의 하남성 기현(杞縣)인 진류(陳留) 고양(高陽) 출신이다. 독서를 즐겨하고 집안이 빈한하여 동네의 문지기 노릇을 했으나 현(縣) 내의 호족들이 감히 그를 부리지 못했음으로 해서 사람들은 모두 그를 광생(狂生) 혹은 고양주도(高陽酒徒)라고 불렀다. 진말 진승이 기의(起義)했을 때 그의 나이는 이미 60세가 넘었으나 종횡지책(縱橫之策)을 유방에게 유세했다. 유방은 그를 예로써 대했다. 이어서 계책을 내어 진류(陳留)를 점령하여 군량미의 확보를 가능케 하자 유방은 그를 광야군(廣野君)에 봉했다. 유방의 진영에 참여한 후로는 항상 유세객이 되어 한나라를 위해 제후들 사이를 왕래했다. 한왕 3년 기원전 204년 항우의 초군으로 맹공을 받은 유방이 성고(成皐)의 오창(敖倉)을 버리고 후퇴하려고 하자 그가 극력 간하여 중지토록 했다. 다시 스스로 자청하여 제왕 전광(田廣)에게 유세를 행하여 한나라에 귀항(歸降)토록 하여 싸우지 않고 제나라의 70여 개 성을 얻도록 했다. 다음 해인 기원전 203년 한신이 군사를 이끌고 제나라를기습하여 제왕은 그가 한신과 내통한 것으로 의심하여 그를 시켜 한신으로 하여금 공격을 중지토록 명했으나 한신이 말을 듣지 않았음으로 제왕에 의해 팽살형에 처해졌다.

④알유(猰貐) : 중국 고대의 전설에 나오는 동물 이름이다. 용의 머리에 너구리 혹은 개를 닮은 몸통에 얼룩무늬의 모습으로 사람을 잡아먹는 동작이 매우 날랜 흉맹한 짐승이라고 했다..

⑤추우(騶虞) : 성인(聖人)의 덕(德)에 감동하여 나타나는 중국 전설에 나오는 상서(祥瑞)로운 동물이다. 흰 호랑이 모습에 검은 무늬가 있으며 살아 있는 풀은 밟지 않고 살아 있는 생물은 먹지 않는다고 했다. 『시경(詩經)·국풍(國風)·소남(召南)』의 추우라는 제목의 시가는 문왕(文王)의 덕(德)이 백성들에게 널리 퍼져, 초목(草木)과 금수(禽獸)에게까지 미치고 있음을 칭송한 노래다.

⑥극맹(劇孟) : 전한 하남(河南) 낙양(洛陽) 출신의 유명한 유협이다. 남의 어려움을 구제해 주기를 좋아해서 의협심이 강한 사람으로 칭송을 받았다. 오초칠국(吳楚七國)이 반란을 일으키자 투벌군의 대장으로 임명된 주아부(周亞夫)가 하남에 이르러 그를 만나 부하 장수로 거두고 기뻐하면서 오초칠국이 반란이라는 대사를 일으키면서 극맹을 찾지 않았으니, 이는 그들이 무능한 증거라고 말했다. 주아부는 극맹을 얻은 것은 제후국 한 나라를 얻은 것과 같다고 했다. 일찍이 안릉(安陵)의 원앙(袁盎)을 찾았는데,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먼 곳에서 조문을 하겠다고 찾아온 사람이 수천 명에 이르렀다. 죽었을 때 집안에는 단돈 10금(金)의 재산도 없었다.

⑦주아부 :태어난 해는 알 수 없고 기원전 143년에 죽은 서한의 대신이며 장군이다. 지금의 강소형 퍠현(縣)인 패(沛) 출신으로 주발(周勃)의 아들이다. 그의 형 주승(周勝)이 주발의 작위인 강후(絳侯) 자리를 이었으나 후에 죄를 짓고 후의 작위를 잃었다. 주발의 공을 잊지 못한 한문제가 그의 재위 후원2년(전162년)에 주아부를 조후(條侯)에 봉했다. 이윽고 흉노가 대거 침공하자 그는 하남을 지키는 장수가 되어 세류(細柳)에 주둔하며 군령을 엄정하게 행했다. 세류는 지금의 섬서성 함양시 서남이다. 군사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문제가 친히 군영에 임하기 위해 전령이 먼저 고하려고 했으나 군문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군문을 지키던 군사들이 ‘ 우리는 단지 장군의 명만 따를 뿐이지 천자의 조명은 알지 못합니다.’라고 말했다. 문제가 이를 자랑스럽게 여겨 ‘ 주아부야말로 진정한 장수로다!’라고 칭찬했다. 후에 중위(中尉)가 되었다. 이윽고 문제가 죽고 경제가 서자 거기장군(車騎將軍)으로 옮겼다.. 경제 3년(기원전 154년) 오초칠국이 반란을 일으키자 그는 태위(太尉)의 신분으로 군사를 이끌고 동진하여 오초(吳楚)의 반군을 공격하여 3개 월만에 평정하고 돌아와 승상이 되어 경제로부터 신임을 크게 받았다. 후에 경제가 율태자(栗太子)를 폐하자 그는 완강하게 반대했음으로 황제와 사이가 소원해졌다. 중원 3년(기원전 147년) 병을 칭하고 승상의 자리에 물러나 집에 은거했다. 후에 그의 아들이 황제가 사용하는 물품을 몰래 사들였다가 연좌되어 옥에 갇히자 음식을 끊고 죽고 그의 후국은 없어졌다.

⑧張公 : 서진(西晉) 때의 저명한 학자이자 정치가인 장화(張華)를 말한다. 서기 232년에 태어나서 300년에 죽었다. 자는 무선(茂先)이고 하북성 출신이다. 조위(曹(魏) 정권 초에 태상박사(太常博士)가 되었고 사마염(司馬炎)의 서진 정권에서 오(吳)나라 토벌에 공을 세워 벼슬이 사공(司空)에 이르고 장무군공(壯武郡公)에 봉해졌으나 서기 299년 팔왕(八王) 란에 조왕(趙王) 사마윤(司馬倫)과 연루되어 그 일족과 함께 살해되었다. 시문에 능했고 저서로는 박물지(博物志)가 있는데 천하의 이문(異聞)과 신선(神仙) 및 고대 일화 등을 모았다. 10권으로 되어 있다. 그가 죽은 뒤에 그의 집에는 많은 책 외에 다른 재산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했다.

【서진 왕조 때 승상 장화(張華)가 밤중에 천문을 보고 있다가 북두칠성 간에 붉은 색 기운이 있어 천문과 도참을 잘 아는 뇌환(雷煥)이란 사람을 불러 물었다. 뇌환이 대답했다.

「그것은 천하의 명검 정령으로써 예장군(豫章郡) 관하의 풍성(豊城)을 비치고 있습니다.」

풍성은 지금의 강소성 남창시(南昌市) 남쪽 약 50키로 되는 풍성현(豊城縣) 경내다. 장화가 즉시 뇌환을 풍성의 현령으로 임명하여 그곳에 가서 보검을 찾도록 했다. 뇌환이 풍성의 현령으로 부임하여 옛날의 감옥자리였던 곳을 파게 하여 한 개의 돌로 된 궤를 얻었다. 그 궤의 크기는 길이가 여섯 척이 조금 넘고 넓이는 세 척이었다. 그 궤를 열었는데 그 안에는 두 자루의 검이 들어 있었다. 이 칼들을 남창 서산의 흙으로 닦으니 칼날의 눈부신 광채가 살아났다. 두 자루의 칼 중 한 자루만 장화에게 보내고 남은 한 자루는 자기가 허리에 차고 다녔다. 장화가 그 칼을 살펴보고 말했다.

「칼에 새겨진 문양을 상세히 살펴보니 이 칼은 곧 간장검이라! 그렇다면 막야검도 같이 있었을 터인데 어찌하여 같이 보내지 않았는가? 비록 지금은 떨어져 있다 하나 신물은 결국은 합쳐져 같이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훗날에 장화와 뇌환이 연평(延平)의 나루에서 배를 타고 건강(建江)을 건너던 중에 두 사람의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이 칼집에서 저절로 튀어나오더니 물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연평은 지금의 복건성(福建省) 남평(南平)을 말하며 건강(建江)은 지금의 복건성(福建省)을 동서로 가로지르며 흐르고 있는 민강(閩江)의 명나라 때 이름이다. 민강은 복건성의 서북쪽에서 동남쪽으로 흘러 복주시(福州市)어서 바다로 들어간다.

두 사람은 급히 사람을 시켜 칼을 찾기 위해 물 속으로 들어가게 했으나 그들은 단지 두 마리의 용이 갈퀴를 세우고 오색찬란한 빛을 발하고 서로 쳐다보며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을 보았을 뿐이었다. 물속에 들어간 사람들은 두려워하여 더 이상 칼을 찾지 못하고 땅위로 나왔다. 이후로 두 자루의 칼은 다시는 세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세상 사람들은 용으로 변하여 하늘로 올라갔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풍성현에 가면 검지(劍池)라는 연못이 있는데 그 연못 앞에는 흙 속에 반쯤 묻혀 있는 돌로 된 함이 있다. 사람들이 석문(石門)이라 부르고 있는 그 함은 뇌환이 간장검과 막야검을 얻은 곳이다. 이상은 두 보검에 대한 자초지종의 이야기이다. 후세 사람이 쓴 <보검명(寶劍銘)>에 다음과 같이 구절이 있다.

오산(五山)의 정화와

육기(六氣)의 영령을

단련하여 신검를 만들었는데

번개와 같은 빛에 서리 같이 차가웠다.

五山之精(오산지정)

六氣之英(육기지영)

煉爲神器(연위신기)

電燁霜凝(전엽상응)

파도 무늬는 무지개처럼 찬란하게 빛나고

새겨진 거북은 용이 승천하는 듯 했다.

쇠를 자르고 옥을 가르니

삼군을 진동시켜 위엄을 세울 수 있었다.

虹蔚波映(홍울파영)

龍藻龜文(용조귀문)

斷金切玉(단금절옥)

威動三軍(위동삼군)

오산(五山)은 동서남북의 산과 중악(中嶽)을 합한 중국의 명산이다. 동악(東嶽)은 산동성의 태산(泰山), 서악(西嶽)은 섬서성의 화산(華山), 북악(北嶽)은 항산(恒山), 남악(南嶽)은 호남성의 형산(衡山), 중악은 하남성의 숭산(嵩山)을 가리킴. 그리고 육기(六氣)는 하늘과 땅의 천지(天地)와 동서남북(東西南北) 여섯 방향의 기운이다.】- 열국연의 74회 내용 중 -

다음은 『진서(晉書) 장화전(張華傳)』중 해당부분의 원문이다. 보검을 차고 강은 건너다 명검이 용으로 변해 승천했다는 열국연의 내용은 실은 뇌환의 아들 뇌화(雷華)가 막야 검을 차고 강을 건너다 발생했다는 것 외는 대체로 일치한다.

장화(張華)가 예장(豫章) 사람 뇌환(雷煥)이 참위설과 천문에 정통하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불러 같이 숙식을 같이하며 다른 사람이 없을 때 그에게 말했다.

“우리 두 사람이 일찍 일어나 하늘의 기상을 살펴보고 길흉을 점쳐 봅시다.”

두 사람이 천문을 보기 위해 누각을 올랐다. 뇌환이 말했다.

“ 제가 오랫동안 하늘의 북두칠성[斗星]과 견우성[牛星] 사이를 살펴보고 있는데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장화도 물었다.

“ 저 기운은 좋은 징조가 아니오?”

“ 그것은 실은 보검의 정기가 치솟아 하늘을 밝히는 기운입니다.”

“ 그대의 말이 맞소. 어렸을 때 관상을 보는 사람에게 내 나이 60이 되면 삼공(三公)의 자리에 올라 허리에는 보검을 차고 다닐 것이라는 소리를 들었소. 그 말이 이제 현실화되려는 것 같소.”

장화가 다시 물었다.

“ 보검은 어디 군에 있소?”

“ 예장군 풍성(豐城)에 있습니다.”

“ 내가 그대를 풍성의 현령으로 발령 내줄테니 아무도 몰래 그 보검을 찾을 수 있겠소? ”

뇌환이 허락하자 장화가 크게 기뻐하여 즉시 뇌환을 풍성현의 현령으로 발령냈다.

풍성현에 당도한 뇌환은 옛날 감옥터였던 곳을 파기 시작해서 밑으로 4장 깊이에 이르렀을 때 한 개의 돌로 만들어전 궤를 발굴했다. 그 석궤는 비상한 광채가 났고 그 안에는 두 자루의 검이 들어있었는데 검 면에는 각각 용천(龍泉)과 태아(太阿)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날 저녁 북두칠성과 견우성 사이에 빛나던 광채는 사라졌다. 뇌환이 남창(南昌)의 북암(北岩) 밑의 흙을 파서 두 보검을 갈자 보검의 광채가 휘황찬란하게 사방으로 뻗쳤다. 커다란 동이에 물을 가득 채운 후에 보검을 그 위에 집어넣자 광채가 눈부시게 빛나더니 이내 사라졌다. 뇌환은 심복에게 보검 중 한 자루를 주어 북암의 흙과 함께 장화에게 전달하게 하고 나머지 한 자루는 자신이 차고 다녔다. 어떤 사람이 뇌환에게 물었다.

“ 보검은 두 자루인데 한 자루만 보내면 장공이 좋지 않게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뇌환이 대답했다.

” 지금의 조정에는 장차 큰 변란이 일어날 것이고 장공 역시 그 변란으로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이오. 이 검은 마땅히 내가 차고 있다가 옛날 계찰이 서군(徐君)의 묘지 옆에 나있는 나무에 걸었던 일처럼 장공의 무덤가의 나무 위에 걸어야 하겠지만 이 보검은 영물이라 결국은 신령으로 변하여 사라지고 말 것이오. 사람이 영원히 차고 다닐 수 없소.”

남창의 흙은 화음(華陰)의 적토(赤土)보다 질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 장화가 뇌환에게 편지를 써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검에 새겨진 글자를 자세히 보니 이 검은 바로 간장(幹將)이니 그 짝이 되는 검은 막야와 함께 있어야 되는데 어찌하여 보내지 않았소? 비록 두 보검은 떨어지게 되었지만 본래 신물이라 장차 둘이 합쳐지게 될 것이오.”

그리고는 뇌환에게 화음(華陰)의 흙을 한 근 보냈다. 뇌환이 그 흙으로 보검을 가니 과연 보검의 광채는 더욱 찬란하게 빛났다.

서진(西晉) 말에 일어난 팔왕(八王)으로 난으로 장화가 피살된 후 그가 차고 다녔던 보검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몰랐다. 뇌환이 죽은 후 그의 아들 뇌화(雷華)가 주(州)의 종사가 되어 물려받은 보검을 차고 연평진(延平津)에서 강을 건널 때 갑자기 허리에 찬 보검이 날라 가 물속으로 사라졌다. 뇌화가 사람을 시켜 보검을 찾았느나 결국 찾지 못하고 단지 길이가 수 장이나 되는 용 두 마리가 서로 감겨있는데 몸통에는 꽃 무늬를 하고 있었다. 물속에 들어간 사람이 두려움에 떨며 물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갑자기 광채가 사람을 쬐더니 큰 파도가 일어났다. 이로써 보검은 사라지고 말았다. 뇌화가 탄식하며 말했다.

“ 선친께서 이 보검은 장차 이물로 변한다고 하셨고, 장공께서는 두 보검이 장차 만나게 될 것이라고 하셨는데 오늘 날 과연 두 분의 예언이 들어맞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