皮日休(피일휴 : 813-902))
만당 시인으로 자는 습미(襲美) 혹은 일소(逸少)다. 녹문산(鹿門山)에 살았음으로 스스로 녹문자(鹿門子)라고 칭하고 또 간기포의(間氣布衣) 혹은 취음선생(醉吟先生)이라고도 자칭했다. 지금의 호북성 천문시(天門市）경내의 양양(襄陽) 경릉인(竟陵人)이다. 함통(咸通 : 당의종(唐懿宗)의 연호로 860-874年）연간에 진사에 합격했다. 과거에 합격한 후에 동쪽으로 놀러나가 수주자사(蘇州刺史)의 종사(從事)가 되어 육구몽(陸龜蒙)과 친교를 맺고 시가를 주고 받아 두 사람은 피륙(皮陸)으로 병칭되었다. 후에 경사에 올라가 태상박사(太常博士)가 되고 다시 비릉부사(毗陵副使)의 직으로 지방관이 되었다. 절강(江浙)을 따라 남하한 황소군에게 억류되고 이어서 장안을 점령하고 황제를 칭한 황소가 피일휴를 한림학사(翰林學士)로 임명했다. 피일휴의 죽음에 대한 기록은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황소에게 피살되었다는 설과 황소의 란을 진압한 당나라 조정에 의해 피살되었다는 설, 그리고 절강의 전구(錢□) 혹 유랑생활을 하다가 숙주(宿州)에서 객사했다는 설 등이다. 저서에 피자문수(皮子文藪) 10권이 있고 전당문(全唐文)에 4권이 수록되고 전당시(全唐詩)에는 9권에 407수의 시가 수록되어있다.)
정악부 10수는 피일휴의 대표작으로 현실성이 아주 강한 연작시다. 이 시는 중당 신악부운동의 전통을 계승해 사회의 폐단을 폭로하고 공격해 통치자들의 탐욕, 우매, 지나친 전쟁 도발, 향락 등을 풍자하고 비판했으며, 백성들의 고통에 대해 동정하는 시인의 진솔한 감정과 고민을 토로하고 있다. 시풍은 진실하면서도 비판성이 아주 강하다. 악부는 옛날의 성왕들이 천하의 시를 수집해 나라의 성공과 실패, 백성들의 기쁨과 슬픔을 알고자 한 것이다. 그것을 얻으면 악관들에게 음악을 짓도록 명령하고 악리로 반조하도록 했다. 찬니하는 시를 들으면 공적을 살필 수 있고, 풍자하는 시는 듣고 정사에 경계로 삼기에 충분했다. 그럼으로 주례에서 태사(太師)의 직분은 육시(六詩)를 담당해 가르치는 것이었고, 소사(少師)의 직분은 시의 낭송하는 일을 관장했다. 이로부터 보건대 악부의 위상은 중요했다. 오늘날에는 이른 바 악부라는 것은 위진 시대의 문사文辭)가 화려한 것과 진(陳), 양(梁) 두 왕조 때의 부염(浮艶)한 것만을 악부시라고 하는데 진실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럼으로 일찍이 슬프거나 두려워할 만한 일 가운데 오늘날 옲고 노래하기에 적절한 것이 모두 10편으로 정악부시라고 이름지었다.
一. 卒妻怨(졸처원)
河湟戍卒去(하황수졸거)
하황①으로 수자리 나간 사람
一半多不回(일반다불회)
태반이 돌아오지 않네
家有半菽食②(가유반숙식)
집에는 먹을 콩 좀 있고
身爲一囊灰③(신위일탁회)
몸은 자루 속의 재가 되었네
官吏按其籍④(관리안기적)
관리들은 호적에 따라서
伍中斥其妻(오중척기처)
그의 처를 명부에서 빼버리네
處處魯人髽⑤(처처노인좌)
곳곳에서 북상투를 틀고
家家杞婦⑥哀(가가기부애)
집집마다 기량(杞梁)의 처 슬퍼하니 。
少者任所歸⑦(소자임소귀)
젊은 과부는 개가하면 되지만
老者無所攜(노자무소휴)
늙은 과부는 의지할 데 없네
況當劄瘥年⑧(항당차차년)
하물며 젊어서 죽고 병이 든 과부인 바에야
米粒如瓊瑰(미립여경괴)
쌀알이 귀하기가 옥구슬 같아서
累累作餓殍(누누작아부)
굶어 죽은 사람 끊이지 않으니
見之心若摧(견지심약최)
볼수록 마음이 찢어지누나!
其夫死鋒刃(기부사봉인)
그 남편 창날에 찔려 죽고
其室委塵埃(기실위진애)
그 집은 먼지만 쌓이네
其命即用矣(기명즉용의)
그 목숨은 쓰여졌지만
其賞安在哉(기상안재재)
그 보상은 어디에 있는가?
⑩豈無黔敖恩(기무검오은)
어찌 그 잘난 이의 은혜로
救此窮餓骸(구차궁아해)
이 가난하고 굶주린 몸 하나 구해주지 못하는가?
誰知白屋士⑪(수지백옥사)
누가 아는가? 가난 한 선비가
念此翻欸欸(염차번애애)
이 생각에 한숨 쉬고 있음을
①하황(河湟) : 황하의 지류 황수(湟水)를 말한다. 청해성에서 발원하여 감숙성에서 황하로 유입된다. 청해성과 감숙성 일대를 대신 지칭하는 말이다.
②반숙식(半菽食) : 태반이 조악한 음식을 먹는다. 숙(菽)은 두류(豆類)다.
③일탁회(一囊灰) : 사망한 시신을 화장하고 남은 재를 담은 자루
④官吏按其籍(관리안기적)，伍中斥其妻(오중척기처) : 사졸이 전장에 나가 죽으면 그들의 처는 괸리들에 의해 호적에서 제명되어 버려진다.
⑤노인좌(魯人髽) : 노나라 지방의 상례”라는 말로 남편이 죽은 부인이 망부를 위해 머리에 북상투를 틀고 아들 대신 부모에게 효를 행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⑥기부(杞婦) : 기량(杞梁)의 처, 즉 노나라의 대부 기량이 전장에 나가서 전사하자 그의 미망인이 너무 슬퍼한 나머지 애처롭게 내는 곡소리로 성벽이 무너졌다는 전설상의 여인 맹강녀(孟姜女)를 말한다.
⑦少者任所歸(소자임소귀)，老者無所攜(노자무소휴) : 전사한 미망인들 중 젊은 여인은 개가라도 가서 생을 계속할 수 있지만 나이가 많은 미망인들은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어 굶어죽는다는 뜻이다.
⑧차차년(劄瘥年) : 연초부더 질병과 전염병이 돌다.
⑨검오(黔敖) : 춘추 때 제(齊)나라 사람으로 재해가 들자 들자 자신의 재산을 풀어 기민을 구제했다. 그가 도로 상에서 음식을 준비하여 기민을 구자헤라 때 어떤 사람이 소매로 얼굴을 가리고 찾아왔다. 검오가 보고 옛다 여기 음식이 있으니 먹어라!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기민이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며 말했다. “ 나는 던져주는 음식만은 먹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의 음식은 그런 것 같다. ” 그리고는 결국 음식을 먹지 않고 가더니 굶어죽고 말았다.
⑩“豈無黔敖恩(기무검오은)，救此窮餓骸(구차궁아해)”의 뜻은 관부는 어찌하여 검오가 하는 일도 하지 못하며 재해을 당함에 양식을 풀어 구휼하지 않으려고 하는가?
⑪“白屋士(백옥사)” : 가난한 선비로 작자 자신을 가르킨다.
二. 橡媼歎(상온탄)
- 도토리 줍는 할머니 -
도토리 줍는 노파의 형상과 그의 비참한 생활은 봉건체제 하의 농민들이 맞이해야 했던 비참한 운명을 그대로 그려낸 축도다. 그들은 지주의 고리대착취를 받아야했고 탐관들의 약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더욱이 시인은 시의 마지막 대목에 가서 정권을 빼앗고자 춘추 때 제나라의 전성자(田成子) 상(常)이 봄에 큰말로 양식을 빌려주었다가 가을에 작은말로 받아들인 이야기를 빌어 당시의 집권자들은 심지어 거짓 인의일망정 농민들에게 추호의 은혜도 베풀 줄 모른다고 질책했다.
그는 그의 대표적인 산문 녹문은서(鹿文隱書)에 다음과 같이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옛 사람들은 노하여 사람을 죽이지만 지금 사람들은 웃으며 사람을 죽인다. 옛날에 아전을 둔 것은 도적을 잡기 위해서이나 지금 아전은 두면 도적이 된다. 옛 관료들은 천하를 자기의 짐으로 삼았기에 스스로 천하를 걱정하였지만 오늘 날 관리들은 자기를 천하의 짐으로 보기에 사람들이 관리들을 걱정거리로 안다.」
秋深橡子熟(추심상자숙)
깊은 가을 산에 도토리 익어
散落榛蕪岡(산락진무강)
우거진 숲 속에 떨어진다.
傴僂黃發媼(구루황발온)
등이 꼬부라진 백발노파
拾之踐晨霜(습지천신상)
새벽 서리 밟으며 도토리 줍는다.
移時始盈掬(이시시영국)
불편한 몸 움직여 한 주먹 줍는데
盡日方滿筐(진일방만광)
하루 종일 걸려 광주리 채운다.
幾曝複幾蒸(기폭복기증)
햇빛에 말리고 가마솥에 쪄서
用作三冬糧(용작삼동량)
길고 추운 겨울양식 삼는다.
山前有熟稻(산전유숙도)
산 밑에서는 누렇게 익은 벼
紫穗襲人香(자수습인향)
구수한 향기 풍기는 황금빛 이삭
細獲又精舂(제획우정용)
알뜰하게 거두고 정성들여 찧어
粒粒如玉璫(립립여옥당)
알알마다 마치 옥구슬 같다.
持之納於官(지지납어관)
때가 되어 관아에 바치니
私室無倉箱(사실무창상)
농부 집 창고는 쓸데가 없다.
如何一石餘(여하일석여)
어찌하여 한 섬이 넘는 쌀을
只作五鬥量(지작오투량)
다섯 말이라고 우기는가?
狡吏不畏刑(교리불외형)
교활한 관리는 형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貪官不避贓(탐관불피장)
탐관은 장물 갖기를 꺼려하지 않는다.
農時作私債(농시작사채)
농사철 때 쓴 사채로
農畢歸官倉(농필귀관창)
가을 수확 모두 관가의 창고에 쌓인다.
自冬及於春(자동급어춘)
겨울부터 봄철 닥칠 때까지
橡實誑饑腸(상실광기장)
도토리로 주린 창자 채운다.
吾聞田成子(오문전성자)
내가 듣기에 전성자는
詐仁猶自王(사인유자왕)
거짓 인을 베풀어 왕이 되었다고 했다.
籲嗟逢橡媼(유차봉상온)
아아, 도토리 줍는 노파를 보니
不覺淚沾裳(불각루점상)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 옷깃 적시누나!
三. 貪官怨(탐관원)
國家省闥吏(국가성달리)
나라의 높은 관리들
賞之皆與位(상지개여위)
직위와 상을 같이 누린다.
素來不知書(소래부지서)
원래 글을 모르는데
豈能精吏理(기능정리리)
어찌 관리의 도리를 정성스럽게 행하겠는가?
大者或宰邑(대자혹재읍)
큰 자는 재읍이고
小者皆尉史(소자개위사)
작은 자는 모두 위·사이며
愚者若混沌(우자약혼돈)
어리석은 자는 혼미하고
毒者如雄虺(독자여웅훼)
독한 자는 살모사 같다.
傷哉堯舜民(상재요순민)
슬프도다, 요순의 백성들이여!
肉袒受鞭箠(육단수편추)
육단으로 채찍과 몽둥이 세례 맞는다.
吾聞古聖王(오문고성왕)
내 들으니 옛날 성왕들은
天下無遺士(천하무유사)
천하에 버린 선비 없다했다.
朝廷及下邑(조정급하읍)
조종에서 작은 고을까지
治者皆仁義(치자개인의)
목민관은 모두 의롭고 인자했으며
國家選賢良(국가선현량)
나라는 현능하고 바른 사람 뽑아
定制兼拘忌(정제겸구기)
제도를 정하고 금기를 강제했다.
所以用此徒(소이용차도)
그래서 이런 인사들을 등용해서
令之充祿仕(영지충록사)
관리로 보충해야 하리
何不廣取人(하불광취인)
어찌 널리 인재를 구하지 않고
何不廣曆試(하불광력시)
어찌 널리 과시를 행하지 않는가?
下位既賢哉(하위기현재)
아랫사람은 어진데
上位何如矣(상위하여의)
윗사람은 어떠한가?
胥徒賞以財(서도상이재)
하급관리 재물을 누리며
俊造悉爲吏(준호슬위리)
준재들 모두 관리되려하니
天下若不平(천하약불평)
천하가 공평하지 않다면
吾當甘棄市(오당감기시)
나는 기꺼이 저자를 떠나리라!
4. 農父謠
農父冤辛苦(농부원신고)
농부가 고생을 원망하여
向我述其情(향아술기정)
나에게 그 마음을 털어놓는다.
難將一人農(난장일인농)
농사지어 자기 한 사람 먹기도 어려운데，
可備十人征(가비십인정)
열 사람의 원정군 식량을 준비해야 한다.
如何江淮粟(여하강회속)
어찌하여 강회에서 나는 양식을
挽漕輸咸京(만조수함경)
수레와 배에 실어 함양으로 실어나르나?
黃河水如電(황하수여전)
황하의 물은 마치 번개와 같아
一半沈與傾(일반침여경)
태반은 물에 잠겨 가라앉아 버리고
均輸利其事(균수이기사)
균수에 이익만을 일로 삼은
職司安敢評(직사안감평)
관리 나리들 어찌 감히 평할 수 있겠는가?
三川豈不農(삼천기불농)
삼천 지방은 어찌하여 농사 짓지 않고
三輔豈不耕(삼보기불경)
삼보 땅은 어찌하여 밭농사 짓지 않는가?
奚不車其粟(해불거기속)
그 곡식 수레에 실어
用以供天兵(용이공천병)
임금의 군사를 먹이려고 함이 아닌가?
美哉農父言(미재농부언)
멋진 말이로다, 농부여!
何計達王程(하계달왕정)
왕도를 이룰 계책이 아니겠는가?
5. 路臣恨(로신한)
-나그네의 한탄 -
관아의 하급관리가 공무를 명분으로 길 가는 나그네의 말을 강제로 빼앗는 행위를 묘사해 관리의 가렴주구(苛斂誅求)하는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로신(路臣)은 로인(路人)으로 길가는 나그네를 말한다. 신(臣)은 백성이나 민중을 뜻한다.
路臣何方來(로신하방래)
나그네는 어디에서 왔는가?
去馬真如龍(거마진여룡)
말탄 모습이 용처럼 멋지구나!
行驕不動塵(행교부동진)
행동은 늠름하여 먼지하나 일어나지 않고
滿轡金瓏璁(만자금롱옥)
재갈은 화려한 장식을 했는데
有人自天來(유인자천래)
도성에서 갑자기 나오니
將避荊棘叢(장피형극총)
가시덤불 속으로 피하려고 하네
獰呼不覺止(녕호불각지)
사납게 지르는 소리에 문득 말을 멈추니
推下蒼黃中(추하창황중)
창황 중에 말에서 끌여내려진다.
十夫掣鞭策(십부체편책)
열 명의 사내가 채찍으로 내려치니
禦之如驚鴻(어지여경홍)
말은 놀라 기러리처럼 날뛴다.
日行六七郵(일행육칠우)
하루에 예 일곱 역참을 뛰어다니며
瞥若鷹無蹤(별약흥무종)
슬쩍 보고는 매가 먹이를 채가 듯 흔적 없네
路臣慎勿愬(로신신물삭)
나그네가 불안해서 원망조차 못한 이유는
愬則刑爾躬(삭즉형이궁)
하소연했다가는 형벌을 받기 때문이네
軍期方似雨(군기방사우)
군대의 약속은 소나기 같고
天命正如風(천명정여풍)
천자의 명은 바람과 같다고 했듯이
七雄戰爭時(칠웅전쟁시)
전국의 일곱 나라가 전쟁을 할 때도
賓旅猶自通(빈여유자통)
나그네들은 혼자 내키는대로 돌아다닐 수 있었는데
如何太平世(여하태평세)
어찌하여 태평성대임에도
動步卻途窮(동보극도궁)
길을 다니는데 오히려 힘이 드는가?
6. 賤貢士(천공사)
- 향공(鄕貢)을 천시함 -
대비 수법을 사용해 최고 통치자가 구슬과 비단만을 좋아하며 인재를 경시하는 태도를 비판하고 때를 만나지 못한 시인 자신의 불운한 처지를 강개한 마음으로 표현하고 있다. 공사(貢士)는 향공(鄕貢)으로 주현(州縣)에서 과거시험에 참가하도록 추천받은 선비를 말한다. 당나라의 제도에 인재의 선발은 세 가지 방법이 있었다. 학관(學官) 출신은 생도(生徒)라 했고 주현에서 추천하는 사람을 향공이라고 했으며, 임시로 뛰어난 재주가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서 천자가 친히 문제를 내어 과거를 보는 것을 제거(制擧)라고 했다. 향공에는 수재(秀才), 명경(明經), 진사(進士) 등의 과목이 있었으며, 본인이 직접 지원해 현과 주에서 두 단계의 시험을 거친 후 중앙의 기준에 따라 추천 인원을 배분해 매년 10월 도성에 가서 회시(會試)를 치르도록 했다. 이런 선비들을 공사(貢士)라 했다.
南越貢珠璣(남월공주기)
남월에서 옥진주 공물로 바치고
西蜀進羅綺(서촉진라의)
서촉에서 고운 비단을 보낸다.
到京未晨旦(도경미신단)
경사에 도착하니 아직 새벽이나
一一見天子(일일견천자)
일일이 천자에게 보인다.
如何賢與俊(여하현여준)
어찌하여 현량과 준걸들인
爲貢賤如此(위공천여차)
공사를 이와같이 천하게 여기는가?
所知不可求(소지불가구)
구할 수 없는 것을 알면서
敢望前席事(감망전석사)
감히 앞자리에 나가기를 바란다.
吾聞古聖人(오문고성인)
내가 듣기에 옛 성인들은
射宮親選士(사궁친선사)
궁궐에서 친히 선비들을 뽑아
不肖盡屏跡(불초진병적)
불초들은 모두 자취를 감추었다고 했다.
賢能皆得位(현능개득위)
현능한 자 모두 자리를 얻으니
所以謂得人(소이위득인)
이것이 바로 인재를 얻었다고 했다.
所以稱多士(소이칭다사)
이로써 즐비한 인재들을
歎息幾編書(탄식기편서)
탄식하며 몇 편의 글로써 쓰니
時哉又何異(시재우하이)
때가 어찌 다르다고 하겠는가?
7. 頌夷臣(송이신)
- 외국인을 노래 함 -
당나라로 유학을 오거나 관리 생활을 하던 외국인들이 당나라 문학과 예술에 뛰어남을 칭송하고 당시 관료들이 학문이 낮고 하는 일 없이 봉록만 축내는 것을 비판하면서 이로 인해 중화의 기풍이 쇠락하고 있음을 개탄한 시다. 이신(夷臣)은 당나라에 유학을 오거나 관리 생활을 하던 외국인을 가리킨다. 당시에는 신라나 인본 등에서 많은 유학생을 당나라에 보내 공부하게 했는데, 그 중 많은 사람이 당나라의 신사시에 참가했고, 몇몇 사람은 급제를 한 후 당나라에 머물며 벼슬을 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신라의 최치원은 당나라에서 진사과에 급제한 후 율수현(栗水縣)의 위(尉), 시어사(侍御史), 내공봉(內供奉) 등의 관직을 지냈고, 일본인 아베노 나카마로[阿倍仲麻呂, 중국명 晁衡]은 광록대부(光祿大夫), 어사중승(御史中丞), 비서감(秘書監) 등을 지내면서 이백(李白), 왕유(王維) 등의 문호들과 교제를 나무며 시를 주고 받기도 했다.
2013-02-18 18: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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