傷田家(상전가)

섭이중(聶夷中)

二月賣新絲(이월매신사)

이월에는 앞으로 나올 명주를 미리 팔고

五月糶新穀(오월조신곡)

오월에는 가을 곡식을 담보로 식량을 빌리네

醫得眼前瘡(의득안전창)

눈 앞에 난 부스럼은 낫겠지만

剜卻心頭肉(완극심두육)

매청(賣靑)은 심장을 도려내고 살을 에어내는 일과 다름없네

我願君王心(아원군왕심)

내 임금님께 바라노니

化作光明燭(화작광명촉)

부디 세상을 밝히는 촛불 되시어

不照綺羅筵(부조의라연)

부귀한 자들이 벌리는 잔치집을 밝히지 마시고

只照逃亡屋(지조도망옥)

도망쳐야 하는 빈농의 집을 비추소서

섭이중(聶夷中)

공원 837년에 태어나서 884년(?)에 죽은 만당 시인이다. 지금의 산서성 영제(永濟)인 하동(河東) 출신으로 자는 원지(垣之)다. 함통(咸通) 12년 (871년)에 진사에 합격했으나 당시 일어난 전란 때문에 임용을 받지 못하고 곤궁하게 장안에서 지내다가 간신히 화음현(華陰縣)의 현위(縣尉)로 발령받아 서책과 금(琴)을 가까이할 수 있었다. 조신한 성품의 섭이중은 민간의 신고를 잘 알아 특히 농민들이 당하는 고통을 동정하는 내용의 시를 많이 지었다. 당재자전(唐才子傳)애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다.

“ 관청에 나아가도 오직 금서(琴書)만을 가까이 했다. 성품이 검소했다. 몸을 초택에서 일으켜 신고를 고로 맛보았기에, 세속을 슬퍼하고 시대를 가엾게 여기는 일이 많았으며, 농민들의 가난을 슬퍼했다. 옛날 악부체의 글을 잘 지었는데 모두 세상을 훈계하고 반성하게 하는 사(辭)로 시경의 국풍(國風) 편에 나오는 풍유(諷諭)의 뜻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