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일휴(皮日休)
당무종(唐武宗) 회창(會昌) 원년인 서기 843년에 태어나서 당희종(唐僖宗) 중화(中和) 3년인 서기 883년에 죽은 만당(晩唐) 시인이다. 자는 일소(逸少), 뒤에 습미(襲美)로 고쳤다. 지금의 호북성 양양(襄陽) 출신이다. 젊어서 한때 숨어살기도 하였고 또 전국 각지를 유랑하기도 하여 현실사회에 대하여 많은 것을 체험하였다. 뒤에 과거에 급제하여 진사가 되어 태상박사(太常博士)에 임명되었으나 황소(黃巢)의 난에 가담했다가 피살되었다. 그는 만당의 어지러운 사회와 민중들의 고난을 목도하고는 그것을 《정악부(正樂賦)》 10편과 본 《삼수시(三羞詩)》 등으로 노래했다. 그는 당시 사회현실을 꼬집어 “옛날 관리들은 도적을 쫓기 위해 있었는데, 지금의 관리들은 도적질을 하기 위해 있다[古之置吏也將以逐盜, 今之置吏也將以爲盜] 라고 말했다.
一
吾闻古君子(오문고군자)
내가 듣기에 옛날 군자들은
介介勵其節(개개려기절)
저마다 절의를 힘써 닦아
入門疑儲宮(입문의저궁)
대문에 들어서면 태자의 일을 의심하고
撫己思鈇鉞(무기사부월)
자기를 스스로 다짐하여 부월을 생각했다.
志者若不退(지자약불퇴)
포부를 지닌 자가 물러나지 않는다면
佞者何由達(영자하유달)
무슨 수로 아첨하는 자가 영달할 수 있었겠으며
君臣一殽膳(군신일효선)
임금과 신하가 구별이 안 되니
家國共殘殺(가국공잔살)
집안이나 나라가 함께 망한다.
此道見於今(차도견어금)
이 말은 지금도 볼 수 있으니
永思心若裂(영사심약열)
심사는 마치 찢어질 듯 하고
王臣方謇謇(왕신방건건)
왕과 신하가 고생이 심하니
佐我無玷缺(좌아무점결)
내가 보좌하여 잘못이 없도록 하겠네.
如何以謀計(여하이모계)
계모를 여하히 꾀하여
中道生芽蘖(중도생아얼)
중도에서 새롭게 태어날까?
憲司遵故典(헌사준고전)
헌사(憲司)에서 법도를 준수하면
分道播南越(분도파남월)。
일정한 도가 남월로 전파되어
蒼惶出班行(창황출반행)，
황급히 떠나며 이별하니
家室不容別(가실불용별)。
가족과 아내는 이별을 용납하지 않네
玄鬢行爲霜(현빈행위상)，
검은 머리가 변해 서리가 되었고
清淚立成血(청루입성혈)。
맑은 눈물이 변해 피눈물이 되었다.
乘遽劇飛鳥(승거극비조)，
수레타고 나는 새처럼 달려
就傳過風發(취전과풍발)。
신표를 보이며 나아가니 바람이 일어난다.
嗟吾何爲者(차오하위자)，
오호라!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叨在造士列(도재조사열)。
관리의 계열에 부름받기 위해
獻文不上第(헌문불상제)，
문장을 지어 바쳤으나 급제하지 못하고
歸於淮之汭(귀어회지예)
회수 물굽이 땅으로 돌아왔다.
蹇蹄可再奔(건체가재분)，
절뚝거리는 말타고 다시 달리다
退羽可後歇(퇴우가후헐)。
날개를 접고 뒤에서 쉰다.
利則侶軒裳(이즉려헌상)，
이로우면 처마와 평복을 동반하지만
塞則友松月(색즉우송월)。
앞길이 막히면 소나무와 달을 벗 삼는다.
而於方寸內(이어방촌내)，
이에 조그만 가슴 속 한구석에도
未有是愁結(미유시수결)。
아직 근심이 맺히지 않았네.
未爲祿食仕(미위록식사)，
아직 녹을 받는 벼슬아치가 아니어서
俯不愧梁糲(부불외량려)。
머리 숙여 기장에 부끄럽지 않고
未爲冠冕人(미위관면인)，
아직 관직을 받아 관모를 쓰고 있지 않아서
死不慚忠烈(사불참충열)。
죽어도 충열에는 부끄럽지 않다.
如何有是心(여하유시심)
어찌하여 옳은 마음이 있으나
，
不能叩丹闕(불능고단궐)。
대궐문을 두드릴 수 없는가?
赫赫負君歸(혁혁부군귀)，
환하게 그대 메고 돌아와,
南山采芝蕨(남산채지궐)。
남산에서 버섯과 고사리를 캐려고 한다.
二
天子丙戌年(천자병술년)，
천자 병술년에
淮右民多饑(휘우민다기)
회동(淮東) 지방에 기근이 들어
就中潁之汭(취중영지예)
영수의 물굽이에서
轉徙何累累(전사하루루)
돌아다니느라 지쳤다.
夫婦相顧亡(부부상고망)
부부가 서로 돌아보며 죽어나고
棄卻抱中兒(기극포중아)
품에 안은 아이는 길거리에 버린다.
兄弟各自散(형제각자산)
형제는 각기 흩어지고
出門如大癡(출문여대치)
문을 나서니 천치같다.
一金易蘆蔔(일금역로복)
금 한덩이로 갈대나 무와 바꾸고
一縑換鳧茈(일겸환부치)
비단 한 필로 올방개와 바꾼다.
荒村墓鳥樹(황촌묘조수)
황폐한 마을의 묘지의 나무에 새가 날고
空屋野花籬(공옥야화리)
빈 집에는 들꽃이 울타리 쳤다.
兒童齧草根(아동설초근)
아이는 풀뿌리 씹으며
倚桑空羸羸(의상공이이)
뽕나무에 기대니 매우 야위었다.
斑白死路傍(반백사로방)
길가에 죽어있는 반백의 노인
枕土皆離離(침토개이리)
흙덩이를 베개 삼아 뒤엉켜있다.
方知聖人教(방지성인교)
성인의 가르침을 이제야 비로소 알았으니
於民良在斯(어민량재사)
백성을 다스림을 바로 이곳에 두어야 함을.
厲能去人愛(려능거인애)
사나운 성질은 사람에게서 사랑을 거두어가고
，
荒能奪人慈(황능탈인자)
황폐한 땅은 사람에게서 자애스러운 마음을 뺏어간다. 。
如何司牧者(여하사목자)
어찌하여 목민관 된 자
有術皆在茲(유술개재자)
나라 다스리는 법술이 이 모양인가?
粵吾何爲人(오오하위인)
아아，나는 뭐하는 사람인가?
數畝清溪湄(수무청계미)
땅 몇 때기를 맑은 냇가에서 일구고서
一寫落第文(일사낙제문)
한 번 쓴 글 낙방문이 되었으나
一家歡複嬉(일가환복희)
일가들은 기뻐하고 좋아했다.
朝食有麥饘(조식유맥전)
아침에는 보리죽 먹고
晨起有布衣(신기유포의)
새벽에 일어나서 무명 옷 입는다.
一身既飽暖(일신기포난)
이 한 목 배부르고 따스하여
一家無怨咨(일가무원자)
집안에는 원한과 탄식이 없다.
家雖有畎畝(가수유견무)
집에는 얼마간의 밭때기 있어도
手不秉鎡基(수보병자기)
손에는 호미를 잡지 못한다.
歲雖有劄瘥(세수유차채)
비록 세월의 아픔이 있어도
庖不廢晨炊(포불폐신취)
부엌엔 아침 불 꺼지지 않는다.
何道以致是(하도이치시)
어느 길로 이 곳에 이를렀나?
我有明公知(아유명공지)
나는 공도를 알아 밝혔도다.
食之以侯食(식지이후식)
막고서도 다시 먹을 것 기다리고
衣之以侯衣(츼지이후의)
입고서도 입을 것 기다린다.
歸時恤金帛(귀시휼금백)
돌아 갈 때 금비단으로 구휼하여
使我奉庭闈(사아봉정위)
나로 하여금 대궐문에 찾아가 바치라 한다.
撫己愧潁民(무기외영민)
스스로 어루며 영수백성에 부끄러우니
奚不進德爲(해부진덕위)
어찌 덕행을 아니하리?
因茲感知己(인자감지기)
이에 지기(知己)를 생각하면서
盡日空涕洟(진일공체이)
종일토록 한 없이 울었다.
三
南荒不擇吏(남황불택리)
남방에 관리를 뽑지 않아
致我交阯覆(치아교지복)
우리 교지(交阯) 지방이 없어지게 되었다.
綿聯三四年(금련삼사년)
연 3-4년 지내면서，
流爲中夏辱(유위중하욕)
중국에 누만 되었다.
懦者鬥即退(유자투즉퇴)
겁많은 자 싸우면 후퇴하고
武者兵則黷(무자병즉독)
용감한 자 싸우면 더럽혀지네
軍庸滿天下(군용만천하)
동원한 군사는 천하에 가득한데
戰將多金玉(전장다금옥)
싸움이란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
刮則齊民癰(괄즉제민옹)
갈라서 백성의 혹 다 같이 다스려주고
分爲猛士祿(분위맹사록)
나누어어서 용맹한 장수들 봉록으로 해야지.
雄健許昌師(웅건허창사)
영용하고 건장한 허창의 군사들
忠武冠其族(충무관기족)
충성심과 무용은 그 족속들이 의뜸이라
去爲萬騎風(거위만기풍)
떠나가면 만 기의 바람일고
住作一川肉(주작일천육)
머물면 한 강의 몸이 되네
昨朝殘卒回(작조잔졸회)
어제 아침 잔졸이 돌아오니
千門萬戶哭(천문만호곡)
집집마다 울부짖는 소리
。
哀聲動閭里(애성동여리)
슬픈 곡성은 마을을 진동하고，
2022-08-14 15: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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