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大梁)의 귀공자(貴公子)

이백(李白)

大梁貴公子(대량귀공자)①

대량의 귀공자 신릉군

氣蓋蒼梧雲(기개창오운)

기개는 창오산의 구름을 덮었지만②

若無三千客(약무삼천인)

삼천의 빈객이 없었다면

誰道信陵君(수도신릉군)

누가 신릉군을 말했겠는가?

救趙複存魏(구조복존위)

조나라를 구하고 또 위나라를 보존하여

英威天下聞(영위천하문)

영용한 명성이 천하에 떨쳤다.

邯鄲能屈節(한단능굴절)

한단에서는 능히 절개를 굽혀

訪博從毛薛(방박종모설)

도박판의 모공과 설공을 따랐고③

夷門得隱淪(이문득운륜)

대량성 이문(夷門)에서 얻은 은사④

而與侯生親(이여후생친)⑤

후영과 친했다.

仍要鼓刀者(잉요고도자)

또 칼을 두드리는 백정을 초청했으니

乃是袖槌人(내시수추인)

바로 소매 속에 철추를 품은 주해(朱亥)였다.⑥

好士不盡心(호사부진심)

온 마음을 다해 선비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何能保其身(하능보기신)

어찌 그 몸을 보존할 수 있었겠는가?

주석

1)대량(大梁) : 지금의 하남성 개봉시(開封市)다. 전국시대 후반기에 위나라가 산서성 안읍(安邑)에서 천도했다. 후에 북송이 수도로 삼고 개봉(開封)이라고 불렀다.

2)창오(蒼梧) : 창오산(蒼梧山)으로 구의산(九嶷山)이라고도 한다. 《사기·오제본기(五帝本紀)》에 ‘순임금이 순행나갔다가 창오(蒼梧)죽었의 들판에서 붕어했다.“라는 기사가 있다. 지금의 호남성 영주시(永州市) 영원현(寧遠縣) 남쪽이라고 했다.

3)모공(毛公)과 설공(薛公) : 조나라의 한단 시중에서 신분을 숨기고 살았던 은자다. 조나라를 구하고 한단에서 머물고 있던 신릉군이 두 사람이 도박판과 술도가에 도박꾼과 술꾼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직접 찾아가 두 사람과 즐겁게 어울렸다. 후에 진나라 군사들이 모국 위나라를 침략했을 때 두 사람의 조언을 듣고 조나라로부터 구원군을 얻어 위나라로 돌아가 진나라 군사를 물리쳤다.

4)이문(夷門) : 대량성의 동문이다.

5)후영(侯嬰) : 태어난 해는 알 수 없고 기원전 257년에 죽었다. 전국 때 위나라의 은사(隱士)다. 후생(侯生)이라고도 불렀다. 집안이 가난하여 나이가 70이 되어 지금의 하남성 개봉시(開封市)의 이문(夷門)을 지키는 소리(小吏)가 되었다. 그가 어질다는 소문을 들은 신릉군(信陵君) 위무기(魏無忌)는 많은 예물을 갖고 직접 그가 사는 곳을 방문했으나 그는 받지 않았다. 다시 신릉군이 빈객들을 위해 잔치를 열고 친히 수레를 몰아 후영을 태우고 와서 연회석의 상좌에 앉혔다. 위안리왕(魏安釐王) 20년 기원전 257년, 진(秦)나라의 침략을 받은 조나라가 위나라에 구원을 요청하자 위왕은 진비(晉鄙)에게 10만의 군사를 주어 조나라를 구원하라고 명했다. 그러나 진나라의 위세를 두려워한 안리왕이 마음을 바꾸어 조나라로의 진격을 멈추고 전쟁의 전개되는 상황을 관망하라는 명을 다시 내렸다. 그는 신릉군을 위해 계책을 내어 위왕의 총희(寵姬)를 시켜 왕의 침실에 있던 병부(兵符)를 훔치도록 하고 다시 그의 친구 주해(朱亥)를 천거했다. 병부를 가지고 진비에게 간 신릉군은 주해를 시켜 진비를 격살하고 군권을 빼앗아 조나라로 진격하여 진나라의 군사를 패주시키고 조나라를 구했다. 후영은 신릉군이 출전할 때 나이가 너무 많이 들어 따라 갈 수 없다고 하며, 그것은 주군에 대한 불충을 행한 것이라고 하면서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6)주해(朱亥) : 전국시대 위(魏)나라 대량(大梁) 인이다. 용력(勇力)이 있었지만 시장에서 도살업을 하면서 숨어 살며 후영(侯嬴)과 가깝게 지냈다. 진나라가 조(趙)나라의 수도 한단(邯鄲)을 침공할 때 조나라의 공자 평원군(平原君) 승(勝)이 위나라의 신릉군(信陵君) 무기(無忌)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위왕이 진나라를 두려워하여 불응하자 의분(義憤)에 불타는 신릉군이 위나라 군대의 군권을 확보하기 위해 왕의 총희와 결탁하여 침실 안에 두었던 병부를 훔쳤는데, 그때 신릉군을 수행했다. 위나라 군대의 대장 진비(晉鄙)의 군영에 가서 병부를 보이면서 군권을 넘기라고 청했지만 진비가 의심하고 듣지 않자 곁에서 시종하던 주해가 철추로 진비를 격살했다. 주해의 활약으로 병권을 확보한 신릉군이 군사를 거느리고 북진하여 진나라 군사들을 물리치고 조나라를 구했다.

신릉군(信陵君)

전국 때 위나라의 공실 출신의 대신이다. 희성(姬姓)에 위씨(魏氏)이며 이름은 무기(無忌)다. 위소왕(魏昭王 : 재위 기원전 295-277년)의 작은아들이며 안리왕(安釐王)의 이복동생이다. 안리왕이 즉위하자 그를 지금의 하남성 영릉현(寧陵縣) 동남의 신릉(信陵)에 봉하고 신릉군이라는 봉호를 내렸다. 재물을 아끼지 않고 선비를 거두어 모여든 식객만도 3천 명에 달했다. 기원전 257년 안리왕 20년 조나라의 평원군의 구원 요청에 응하여, 그의 문객인 후영(侯嬰)의 계책에 따라 안리왕의 처소에서 병부(兵符)를 훔쳐 위나라 장군 진비(晉鄙)를 척살하고 그의 군권을 빼앗아 조나라 한단성으로 달려가 진나라 군사를 크게 무찔르고 한단성의 포위를 풀었다. 위왕으로부터 병부를 훔친 죄로 위나라로 돌아가지 못하고 조나라에 머물다가 진나라가 위나라를 공격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조나라를 포함한 5국의 군사를 모아 진나라 군사를 하외(河外)에서 대파하고 위난에 처했던 위나라를 구했다. 그러나 얼마 후에 진나라의 반간계에 떨어진 안리왕에 의해 병권을 빼앗기자 매일 술에 파묻혀 몸을 상한 끝에 울분에 못이겨 죽었다. 《한서(漢書)‧예문지(藝文志)》에 그의 문객들이 편찬한《위공자병법(魏公子兵法)》21편이 게재되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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