青青園中葵(청청원중규)
새파란 채마전원 파초잎에 아롱진

朝露待日晞(조로대일희)
아침이슬은 해가 뜨니 사라진다.

陽春布德澤(양춘포덕택)
양춘가절 베푸는 혜택에

萬物生光輝(만물생광휘)
만물은 생기 얻어 빛깔이 곱다만

常恐秋節至(상공추절지)
어김없이 찾아오는 소슬한 가을철 되면

焜黃華葉衰(곤황화엽쇠)
잎사귀 누렇게 말라 떨어진다.

百川東到海(백천동도해)
동해로 흘러간 천만갈래 저 강물

何時復西歸(하시복서귀)
언제면 서쪽으로 되돌아오겠는가?

少壯不努力(소년부노력)
젊어서 일찍 노력하지 않으면

老大徒傷悲(노대도상비)
장차 늙어서 헛되이 슬퍼하리라!

桃李待日開(도리대일개)
햇빛 따라 피어난 복사꽃 오얏꽃

榮華照當年(영화조당년)
화려한 자태 제철 만나 빛난다.

東風動百物(동퐁동백물)
온갖 만물들은 봄바람에 흔들리고

草木盡欲言(초목진욕언)
초목은 풀과 나무 모두가 무슨 말을 하려는 듯

枯枝無醜葉(고지무추엽)
마른 가지엔 시든 잎 없고

涸水吐淸泉(학수토청천)
마른 샘도 맑은 물 뿜어낸다.

大力運天地(대력운천지)
큰 힘이 온 천지를 움직이는 건

羲和無停鞭(희화무정편)
희화(羲和)가 채찍질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듯이

功名不早著(공명부조저)
공명을 일찌감치 드러내지 못했으니

竹帛將何宣(죽백장하선)
죽백(竹帛)일랑 장차 무엇에 쓰겠나?

桃李務靑春(도리무청춘)
푸른 봄에 부지런히 꽃피우는 복사꽃 오얏꽃

誰能貰白日(수능세백일)
그 누가 해의 걸음 멈출 수 있으리

富貴與神仙(부귀여신선)
부귀와 신선

蹉跎成兩失(차타성양실)
우물쭈물하다가는 둘 다 노치고

金石猶銷鑠(금성유쇄삭)
쇠와 돌도 닳고 녹아져

風霜無久質(풍상무구질)
흐르는 세월에 견디는 것 없네

畏落日月後(외낙일월후)
해와 달의 걸음에 뒤처질세라

強歡歌與酒(강환가여주)
애써 노래하고 술을 즐긴다.

秋霜不惜人(추상부석인)
가을 서리는 인정도 없이

倏忽侵蒲柳(숙홀침포류)
어느 틈에 포류(蒲柳) 같이 여린 몸에 엄습하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