鳳凰臺上鳳凰遊(봉황대상봉황유)
봉황대 상공에서 봉황이 놀다가

鳳去臺空江自流(봉거대공강자류)
봉황이 가버린 누대는 비고 강물만 절로 흐른다.

吳宮花草埋幽徑(오궁화초매유경)
오나라 궁궐④의 오솔길은 화초에 묻혀버리고

晉代衣冠成古丘(진대의관성고구)
진(晉)나라 관료들의 무덤은 언덕을 이루었다.

三山半落青天外(삼산반락청천외)
삼산⑤은 푸른 하늘 넘어 반쯤 떨어지고③

二水中分白鷺洲(이수중분백로주)
강물은 백로주를 지나면서 두 줄기가 되었다.

總爲浮雲能蔽日(총위부운능폐일)
온통 떠다니는 구름은 해를 가리니

長安不見使人愁(장안불견사인수)
장안 수복이 뜻이 멀어져 사람들을 시름 짓게 한다.

①금릉(金陵) : 남경의 옛 이름이다. 춘추전국 시대 오나라를 점령한 초나라가 이곳에 왕기가 서려있다는 도참설을 믿고 그 왕기를 없애기 위해 황금을 묻어 금릉이라고 불렀다. 후에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은 금릉을 말릉(秣陵)으로 개명했다. 삼국시대 오나라의 손권이 황제를 칭하면서 도읍으로 삼고 건업(建業)이라고 불렀으며 다시 서진이 망하고 그 잔존세력이 남하하여 동진정권을 세울 때 도성으로 삼은 후에 건강(建康)이라고 개명했다. 남북조시대 송(宋), 제(齊), 양(梁), 진(晉) 네 왕조가 도읍을 삼았다. 원나라를 몰아낸 명나라가 처음에 이곳을 도읍으로 삼아 응천부(應天府)라고 불렀으나 후에 북경을 수도로 삼고 이곳을 남경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②봉황대(鳳凰臺) : 남북조시대 송나라 때인 원가(元嘉) 16년(서기 439)년, 이곳에 세 마리의 오색찬란한 공작과 같은 모습의 새가 날아들어 배회하자 당시 사람들은 그 새들을 봉황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왕의(王顗)가 이곳의 언덕에 누대를 세우고 봉황대라고 이름 짓고 언덕을 봉황산이라고 불렀다.
③왕의(王顗) : 태원 기현(祁縣 : 지금의 산서성 기현) 출신이다. 남조 양나라의 명장 왕승변(王僧辯)의 장자이고 당나라 초 재상을 지낸 왕규(王珪)는 그의 아들이다. 부친 왕승변에게 진패선(陈霸先)의 반란에 대비하라고 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왕의의 예언대로 반란을 일으킨 진패선은 왕승변을 살해하고 양나라 정권을 빼앗아 진(陳)나라 정권을 세웠다. 이에 왕의는 북제(北齊)로 망명했다. 북제는 왕의를 낙릉태수(樂陵太守)에 임명했다.
④오나라 궁궐 : 삼국시대 오나라의 손권이 황제를 칭하면서 도성을 금릉으로 옮기고 건업(建業)이라고 이름지었다.
⑤삼산(三山) : 명나라 초기 명태조 주원장이 남경성을 새로 축조할 때 파해 처져 평지가 되어 삼산가(三山街)라는 지명만 남게 되었다.

《등금릉봉황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