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意(고의)①

​

李頎(이기((이기)

주무측천(周武則天) 천수(天授) 원년인 서기 690년에 태어나서 당현종(唐玄宗) 천보(天寶) 10년인 서기 751년에 죽은 성당(盛唐) 시인이다. 원적은 지금의 사천성 삼대현(三臺縣)인 동천(東川)이고 가족을 따라 지금의 하남성 허창시(許昌市)인 영양(潁陽)으로 이주하여 살았다. 당현종 개원(開元) 23년 서기 735년에 진사에 합격하여 신향위(新鄕尉)에 임명되었다. 오랫동안 미관말직에 머물다가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은거했다. 왕창령(王昌齡), 기무잠(綦毋潛), 잠삼(岑參), 고적(高適), 왕유(王維) 등과 교유했다. 은번(殷璠)의 《하악영령집(河嶽英靈集)》에서 “이기의 시는 발조(發調)가 본래 신선하고, 수사(修詞) 또한 수려하다. 잡가(雜歌)가 모두 훌륭하고 현리(玄理)가 가장 뛰어나다.”라고 했다. 그의 시는 호방한 편이며 樂府(악부)의 민요적인 어조를 많이 썼다.

男兒事長征(남아사장정)

사나이라면 원정에 나서야 하는 법

少小幽燕客(소소유연객)②

어린 나이에 유연(幽燕)의 나그네 되어

賭勝馬蹄下(도승마제하)

말발굽 아래에서 승부를 겨루니

由來輕七尺(유래경칠척)③

예로부터 목숨을 가벼이 여겼도다

殺人莫敢前(살인막감전)

적군 죽이니 아무도 그 앞에 나서지 못하고

鬚如蝟毛磔(수여위모책)④

수염은 마치 고슴도치 가시처럼 빳빳했다.

黃雲隴底白雪飛(황운롱저백설비)⑤

누런 모래 언덕에 흰 눈이 날리는데

未得報恩不能歸(미득보은불능귀)

은혜를 갚지 못했으니 돌아갈 수 없구나

遼東小婦年十五(요동소부년십오)

요동의 젊은 아낙은 나이가 열다섯

慣彈琵琶解歌舞(관탄비파해가무)

항상 비파를 타고 가무를 잘하는데

今爲羗笛出塞聲(금위강적출새성)⑥

오늘 강적(羌笛)으로 출새곡(出塞曲)을 부르니

使我三軍淚如雨(사아삼군루여우)

삼군(三軍)으로 하여금 눈물을 비 오듯 쏟게 한다

주석

1)古意(고의) : 의고(擬古)와 같은 의미로 옛일을 빌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뜻의 지은 시제다. 옛날 일을 끌어다 노래하면서 자기 자신의 느낌을 은근히 끼워 넣는 투의 시를 지을 때 통상적으로 다는 제목이다.

2)幽燕(유연): 유주(幽州)와 연(燕)나라가 위치한 하북성 북쪽과 요녕성 서쪽 지방을 가리키는 지명으로 한족과 북방 민족과의 싸움이 잦았던 곳이다. 예로부터 이곳에서 많은 협객들이 나왔는데 진시황을 암살하려다 실패한 형가(荊軻)다.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3)輕七尺(경칠척): 칠척은 사람의 신장을 표현한 말로 목숨을 가벼이 여긴다는 뜻이다.

4)蝟毛磔(위모책): 蝟毛(위모)는 고슴도치의 털이고 磔(책)은 빳빳하다는 뜻이다.

5)黃雲(황운): 바람에 날리는 변방의 누런 모래가 구름 같다는 뜻이다.

6)羌笛(강적): 변방의 소수민족이 사용하는 일종의 관악기다. 《風俗通(풍속통)》에 이르기를, “한 무제때 구중(丘仲)이 처음으로 적을 만들었는데 그후로 강적(羌笛)이라고 했다. 이 구멍이 세 개, 네 개, 다섯 개짜리가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