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一
湛湛長江水(담담장강수)
맑은 장강의 물결

上有楓樹林(상유풍수림)
강변엔 단풍나무 숲

皋蘭被徑路(고란피경로)
고란 덮인 오솔길

青驪逝駸駸(청려서침침)
검푸른 준마 쏜살같이 달려간다.

遠望令人悲(원망영인비)
멀리 바라보니 슬픈 마음 들어

春氣感我心(춘기감아심)
봄기운이 내 마음 움직여서다.

三楚多秀士(삼초다수사)①
초나라에 뛰어난 재사들 많았으나

朝雲進荒淫(조운진황음)
무산의 아침구름② 이야기로 황음에 빠뜨렸고

朱華振芬芳(주화진분방)
붉은 꽃 향내가 진동할 때

高蔡相追尋(고채상추심)
고채③의 채영후(蔡靈侯)는 향락만을 쫓아다녔다.

一爲黃雀哀(일위황작애)
하루아침에 슬픈 꾀꼬리 되니

淚下誰能禁(루하후능금)
흐르는 눈물 누가 능히 멈추게 할까?

①사기 貨殖列傳에 다음과 삼초를 다음과 같이 구분했다.
“ 회북(淮北)의 패(沛)로 부터진(陈)、여남(汝南)、남군(南郡) 등에 이르는 지역을 서초(西楚), 팽성(彭城) 이동부터 동해(东海)、오(吴)、광릉(广陵) 등에 이르는 지역을 동초(东楚), 형산(衡山)、구강(九江)、강남(江南)、예장(豫章)、장사(长沙) 등에 이르는 지역을 남초(南楚)라 했다.
②조운(朝雲) : 송옥의 고당부(高堂賦)에 “ 무산(巫山)의 여신이 아침이면 구름이 되고 저녁이면 비가 된다(旦爲朝雲, 暮爲行雨)” 는 구절에서 나온 말이다.
「전국시대 초양왕(楚襄王)이 어느 날 고당관(高堂關)에서 노닐다가 피곤하여 낮잠을 잤다. 그러자 꿈속에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 고운 목소리로 말했다.
"소첩은 무산(巫山)에 사는 여인인데 전하께서 고당에 납시었다는 말씀을 듣고 침석(砧石)을 받들고자 왔습니다."
초왕은 기꺼이 그 여인과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누었다. 이윽고 그 여인은 이별을 고하면서 말했다.
"소첩은 앞으로도 무산 남쪽의 한 봉우리에 살며,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비가 되어 양대(陽臺) 아래 있을 것입니다."
여인은 홀연히 사라지고 왕은 꿈에서 깨어났다. 이튿날 아침, 왕이 무산을 보라보니 과연 여인의 말대로 높은 봉우리에는 아침 햇살에 빛나는 아름다운 구름이 걸려 있었다. 왕은 그곳에 사당을 세우고 조운묘(朝雲廟)라고 이름 지었다.」
무산은 지금의 호북성과 사천성이 접하는 경계에 있는 산이고 초양왕은 (楚懷王)의 아들로 재위기간은 전298—263년이다.
③고채(高蔡) : 지금의 하남성 상채시(上蔡市)로 춘추 때 채나라의 도읍지다. 채영후(蔡靈侯) 채반(蔡般)은 춘추 때 채나라의 군주로 전 542년에 즉위해서 531년에 죽었다. 전543년 그의 부군 채경후(蔡景侯)가 태자 반을 위해 초나라에서 데려온 며느리와 통정하자 태자가 경후를 시해하고 스스로 군주의 자리에 올랐다. 이에 초영왕(楚靈王)이 영후를 신(申) 땅으로 유인하여 주연 석상에서 술에 취하게 만든 후에 그의 수행원 72명과 함께 모두 죽였다. 초군이 채나라를 공격하여 멸하고 공자기질을 채공(蔡公)으로 삼아 속국으로 만들었다.
후에 전국시대에 이르러 초양왕(楚襄王)이 정사를 돌보지 않고 황음에 빠져 나라가 위태롭게 되자 초나라의 대신 장신(庄辛)이 채영후가 음락에 빠져 나라를 잃은 일에 빗대어 간언한 말이 전국책 초책(楚策)에 실려있다.
「채영후가 남쪽 연못의 높은 언덕에서 놀면서 북쪽의 무산을 밟고 여계(茹溪)의 흐르는 물을 마시고 상수의 물고기를 먹으며 왼쪽에는 어린 첩을 품고 오른쪽에는 사랑하는 미녀를 안고 고채(高蔡) 땅을 마차로 치달리며 나라의 대사를 아랑곳하지 않았다가 선왕(宣王)의 명을 받은 자발(子發)에 잡혀 붉은 포승줄로 묶인채로 초왕 앞으로 끌려갈 줄은 알지 못했습니다.(蔡靈侯的事也是這樣。他南遊高陂，北登巫山，喝茹溪的水，吃湘水的魚；左抱著年輕的侍妾，右摟著寵愛的美女。和他們馳騁在高蔡之中，而不管國家大事。不知道那個子發正在接受宣王的命令，用紅繩子把他綁上去見楚王)」

十二
昔日繁華子(석일번화자)
옛날 용모가 아름다웠던

安陵與龍陽(안릉여용양)
안릉군과 용양군은①
夭夭桃李花(요요도리화)
복사꽃 도리화꽃처럼 싱싱하고

灼灼有輝光(작작유회광)
아름다운 광채로 반짝거렸다.

悅懌若九春(열역약구추)
봄날처럼 화사하여 즐거움을 주고

磬折似秋霜(경절사추상)
가을 서리처럼 예법에 엄숙했다.

流盻發姿媚(유힐발자미)
곁눈질로 예쁜 자태 드러내고

言笑吐芬芳(언소토분방)
담소하며 고운 향내 뿜어냈다.

攜手等歡愛(휴수등환애)
임금과 손을 잡고 서로 사랑했으니

宿昔同衣裳(숙석동의상)
밤이면 이부자리를 같이 했다.

願爲雙飛鳥(원위쌍비조)
원컨대 비익조② 되어

比翼共翱翔(비익공고상)
날개 맛대어 날고자 했고

丹青著明誓(단청저명서)
단청으로 그 맹세 또렷하게 새겨

永世不相忘(영세불상망)
영원토록 잊지말자 다짐했다.

①안릉군(安陵君)은 초공왕(楚共王) 혹은 초선왕(楚宣王)이 사랑했던 총신으로 용모가 뛰어난 남색이었다. 용양군(龍陽君)은 위안리왕(魏安釐王)의 남색으로 용모가 너무 아름다워 후궁의 미인들이 그의 앞에 서면 부끄러워 얼굴을 못 들었다고 했다.
②비익조(比翼鳥) : 암수가 다 눈이 하나 날개가 하나인 새. 늘 날개를 나란히 하고 난다하여 부부가 의가 좋음을 이르는 말

十三
登高臨四野(등고임사야)
높이 올라 사방 들판 쳐다보니

北望青山阿(북망천산아)
북쪽으로 푸른 산이 보인다.

松柏翳岡岑(송백예강잠)
소나무 잣나무 온 산을 덮고

飛鳥鳴相過(비조명상과)
하늘의 새들은 서로 지나치며 울어댄다.

感慨懷辛酸(감개회신산)
감개하여 쓰린 상처 가슴에 품고

怨毒常苦多(원독상고다)
원한과 고통 늘 마음에 가득하다.

李公悲東門(이공비동문)
이사는 동문에서 사냥 못해 슬퍼했고①

蘇子狹三河(소자협삼하)
육국의 재상이 된 소진은 삼하②가 좁다고 한탄했다.

求仁自得仁(구인자득인)
인을 구해 인을 얻는다면

豈複歎咨嗟(기복탄자차)
어찌 다시 탄식만 되풀이 하리오!

①엽토지몽(獵兎之夢) :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이사가 진시황이 순행도중 죽자 조고의 음모에 가담하여 위조된 유언장으로 장남 부소(扶蘇)를 죽이고 작은 아들 호해(胡亥)를 대신 황제로 옹립했다. 후에 권력싸움에서 패한 이사가 조고의 음모에 빠져 체포되어 아들과 함께 처형장으로 끌려가다가 한탄한 대목이 이사열전에 있다.
「사자가 돌아와 보고하자 이사를 옥리에게 넘긴 조고는 이사의 진술서를 모반죄로 날조했다. 이세 2년 기원전 208년 7월에 마침내 이사에게 오형(五刑)을 가하고 함양의 거리에서 요참형에 처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사가 옥에서 나올 때 함께 잡혀와 있었던 둘째 아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내가 너와 함께 고향 상채(上蔡)로 돌아가 황견을 데리고 동문 밖으로 나가 교활한 토끼를 사냥하려고 했었다마는 이제는 어쩔 수 없게 되었구나! ”
그리고는 이사 부자는 같이 통곡했다. 마침내 이사의 삼족은 멸족되었다.」
②삼하(三河) : 하동(河東), 하내(河內), 하남(河南)을 말한다. 하내는 넓게 말하면 황하 이북의 땅을 말하고 협의로는 하남성 내의 황하 이북의 땅을 말한다. 또한 하동(河東)은 산서성 남부의 하곡부 땅을 말한다. 당나라 때는 산서성 전역을 칭하기도 했다. 하남은 황하 이남의 하남성 일대를 가리킨다.

十四
開秋兆涼氣(개추조량기)
초가을 되어 찬 기운 감도니

蟋蟀鳴床帷(실솔명상유)
침상 휘장 넘어 귀뚜라미 소리 들려온다.

感物懷殷憂(감물회은우)
경물에 접하자 시름 가득한데

悄悄令心悲(초초영심비)
서서히 복구치는 슬픈 마음

多言焉所告(다언언소고)
하고 많은 말 어디에 고하며

繁辭將訴誰(번사장소수)
못다한 말 누구에게 하소연할까?

微風吹羅袂(미풍취나몌)
산들바람 비단 소매 날리고

明月耀清暉(명월약청휘)
밝은 달 맑은 광채 쏟아 내는데

晨雞鳴高樹(신계명고수)
새벽 닭우는 소리 높은 나무에서 들려

命駕起旋歸(명가기선귀)
수레를 준비시켜 돌아가려 하노라!

十五
昔年十四五(석년십사오)
나이가 열 너 댓이 되었을 때에①

志尙好書詩(지상호서시)
글과 시문(詩文)에 뜻을 두었다.

被褐懷珠玉(피갈회주옥)②
입은 옷은 누더기나 마음에는 주옥(珠玉)을 품고

顔閔相與期(안민상여기)
안회(顔回)와 민손(閔損) 되길 기약(期約)했지.

開軒臨四野(개헌임사야)
창문을 열고 사방을 둘러보고

登高望所思(등고망소사)
높은 곳에 올라가 옛 사람을 생각한다.

丘墓蔽山岡(구묘폐산강)
구묘(丘墓)가 산강(山岡)을 덮어

萬代同一時(만대동일시)
만대(萬代)에 이르러도 한결같아서

千秋萬歲後(천추만세후)
천년이 흐르고 만년이 지난 후에

榮名安所之(영명안소지)
영예와 명성은 어디로 갈까?

乃悟羨門子(내오선문자)
선문자(羨門子)④를 이제서야 깨닫고는

嗷嗷今自蚩(오오금자치)
스스로 어리석었노라 소리질러 웃어댄다.

① <논어(論語)>“위정(爲政)”편의 공자가 한 말이다. “나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 섰으며, 마흔 살에 미혹되지 않았고, 쉰 살에 천명을 알았으며, 예순 살에 귀가 순했고, 일흔 살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랐지만 법도에 넘지 않았다.(我十五岁的时候立志研究学问，三十岁确立自己的理想，四十岁不为我所做的事情而迷惑，五十岁的时候我懂得自然的规律和法则，六十岁时无论听到什么，不用多加思考，都能领会其中的意思，并明辨是非。七十岁我的道德修养到了一定的程度便可以随心所欲地做事，而不逾越法度规矩)”
② 피갈회주옥(被褐懷珠玉) : <孔子家語>에,「자로(子路)가 공자에게, ‘여기 누더기를 걸치고도 마음에는 구슬을 품은 사람이 있으니 어떠합니까?’하고 여쭈었다. 공자(孔子)는, ‘나라에 도(道)가 없을 때에는 괜찮지만, 나라에 도(道)가 있을 경우에는 벼슬을 해야한다.’ 고 했다.」라는 기록이 있다.
③안회(顔回).민손(閔損) : 춘추시대 노(魯)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다. 안회(顔回)는 빈촌에서 가난하게 살았지만 도(道)를 즐겨 찾기를 마지않았고 민손(閔損)은 효자로 이름이 났다. 그 민손이 어렸을 때 계모가 제 소생 두 자식에게는 보다 보드랍고 따뜻한 버들강아지의 솜털(絮)로 옷을 만들어 주었고, 민손(閔損)에게는 거칠고 덜 따뜻한 갈꽃 솜털(蘆)로 옷을 만들어 주었다. 아버지가 이것을 알고 계모를 쫓아내려 하였는데, 민손(閔損)이 말하기를, ‘어머님이 계시면 자식 하나가 춥고, 어머님이 가시면 자식 셋이 외롭습니다.’ 고 하여, 계모는 쫓겨나지 않았다.
④ 선문자(羨門子) : 중국 고대(古代)의 신선(神仙). <사기(史記)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에「시황(始皇)은 그의 재위 32년(BC215)에 갈석산(碣石山)에 이르러 연(燕)나라 사람 노생(路生)으로 하여금 선문(羨門)과 고서(高誓)를 찾게 했다.」라는 기록이 있다. 일설에는 선문고(羨門高)라는 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며 서(誓)는 잘못된 글자라고 했다.

十六
徘徊蓬池上(배회봉지상)
봉지(蓬池)①를 배회하다

還顧望大梁(환고망대량)
대량을 돌아본다.

綠水揚洪波(녹수양홍파)
푸른 강에 큰 파도 일고

曠野莽茫茫(광야망망망)
넓은 들판에 초목이 무성하다.

走獸交橫馳(주수교횡치)
들짐승들은 광야를 질러 달리고

飛鳥相隨翔(비조상수사)
새는 무리지어 나른다.

是時鶉火中(시시순화중)
이때가 순화중(鶉火中)②이니

日月正相望(일월정상망)
해와 달이 마주보는 정월 보름이라

朔風厲嚴寒(삭풍려엄한)
북쪽에서 불어오는 삭풍은 더욱 춥고

陰氣下微霜(음기불미상)
음기 들자 무서리 내린다.

覊旅無儔匹(기려무주필)
집 떠난 나그네 짝이 없어

俛仰懷哀傷(면앙회애상)
문득 슬픈 생각에 고개 숙이나

小人計其功(소인계기공)
소인이라는 공적만 꾀하고

君子道其常(군자도기상)
군자란 상도를 말하는 법이니

豈惜終憔悴(기석종초췌)
초췌하게 생을 마친다고 해도 어찌 슬퍼하리

詠言著斯章(영언저사장)
노래하고 읖조리다 이 시를 적은다.

①봉지(蓬池) : 전국시대 위(魏)나라 수도 대량(大梁)의 동북쪽에 있었던 연못이다. 대량은 위나라 수도였던 개봉의 옛 이름이다.
②순화중(鶉火中) : 고대 중국에서는 해와 달 및 행성의 위치와 운동 주기에 따라 태양의 궤도를 열두 부분으로 나누어 12성차(星次)라고 했다. 순화중은 그 중 하나이며 12진의 오(午), 28성수(星宿)의 유(柳), 성(星), 장(張)에 해당한다. 순화중은 순화성이 남방의 정중앙에 위치하는 것으로 대략 음력 9월과 10월의 교차기에 해당한다. 좌전(左傳) 희공(喜公) 5년 진헌공(晉獻公)이 태사(太史) 언(偃)에게 괵(虢)나라를 정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점을 치게 하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 가능합니다. 9월과 10월이 교차하는 순화중이 이때입니다. ” 완적은 이 전고를 빗대어 조방(曹芳)을 폐위시킨 때가 순화중의 일이라고 사마사(司馬師)를 비난했다.

十七
獨坐空堂上(독좌공당상)
홀로 빈방에 앉아 있으니

誰可與歡者(수가여환자)
누가 더불어 벗할 수 있는가?

出門臨永路(출로임영로)
문 밖으로 나가 큰 길에 임해도

不見行車馬(불견행거마)
오가는 마차조차 보이지 않는다.

登高望九州(등고망구주)
높은 산에 올라 온 세상을 바라보니

悠悠分曠野(유유분광야)
아득한 광야로 나뉘어져 있다.

孤鳥西北飛(고조서북비)
외로운 새는 서북쪽으로 날아가고

離獸東南下(이수동남하)
무리 잃은 들짐승은 동남쪽으로 내려간다.

日暮思親友(일모사친우)
해 지자 생각나는 친구

晤言用自寫(오언용자사)
더불어 얘기하면 근심이야 덜어지련만


十八
懸車①在西南(현거재서남)
서남쪽에 수레 걸려 있으니

羲和將欲傾(희화장욕경)
희화②가 곧 넘어가려고 한다.

流光耀四海(유광요사해)
흐르는 빛이 사해를 밝게 비추니

忽忽至夕冥(홀홀지석명)
어느덧 저녁 거미가 다가왔다.

朝爲咸池暉(조위함지휘)
아침에 함지③에서 빛나더니

蒙汜受其榮(몽사수기영)
몽사④에서 그 빛을 거둔다.

豈知窮達士(기지궁달사)
빈궁한 자 영달한 자 어찌 따지겠는가?

一死不再生(일사부재생)
한 번 죽으면 다시 태어나지 못할 것

視彼桃李花(시피도리화)
저 복사꽃 오얏꽃을 보아라

誰能久熒熒(수능구형형)
누가 능히 그렇게 오랫동안 빛나게 하는가?

君子在何計(군자재하계)
군자는 어디에서 무엇을 꾀하고 있는가?

歎息未合幷(탄식미합병)
뜻을 합치지 못해 탄식만 나올 뿐

瞻仰景山松(첨앙경산송)
발꿈치 들어 산 속의 소나무 쳐다보면서

可以慰吾情(하이위오정)
내 마음 위로한다.

①현거(懸車) : 《회남자(淮南子)․ 천문훈(天文訓)》에 “해가 함지(咸池)에서 멱을 감으니 이것을 신명(神冥)이라고 부른다.... 비천(悲天)에 이르러 그 말을 쉬게 했으니 이를 현거(懸車)라했다. 황혼직전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② 희화(羲和) : 중국 고대 신화중의 태양신. 《산해경(山海經)․대황남경》에 의하면 동남해 저편에 희화국(羲和國)이 있어서, 거기에서는 희화라는 여성이 막 태어난 태양을 씻기고 있다. 희화는 제준의 아내로, 10개의 태양을 낳았다고 한다. 즉, 중국 고대인의 관념에서 하늘에는 10개의 태양이 있어서 갑을병정의 십간(十干)의 날짜에 따라서 매일 1개씩 태양이 솟고, 10일로 일순하는데 그 태양을 낳은 여인이 회화다.
《산해경》에 붙인 돈박의 주석에 의하면 희화는 천지창조의 처음부터 존재하며, 일월을 지배하였다고 하는데 우주 전체를 통솔하는 절대 신의 은혜를 볼 수가 있을 것이다. 태양의 마차응 끄는 마부를 희화라고 부르게 된 원인은 후의 직능 신화에 의한 것이다. 《상서(서경)․ 효전》편에서는 더욱 역사인물화 되어서, 효제의 밑에서 역을 지배하는 집으로서 희씨(羲氏)와 화씨(和氏)가, 양가의 희중(羲仲)과 희숙(羲叔), 화중(和仲)과 화숙(和叔)의 4명이 각각 동남서북의 대지 끝에서 태양의 운행과 춘하추동의 계절을 조정한다고 했다.
③함지(咸池) : 해가 목욕한다는 天上의 못으로 중국 고대 신화상의 해가 지는 서쪽 바다를 말한다.
④몽사(蒙汜) : 해가 지는 곳이다.

十九
西方有佳人(서방유가인)
서쪽에 미인 있으니

皎若白日光(교약백일광)
햇빛처럼 눈부시다.

被服纖羅衣(핍목섬나의)
고운 비단 옷 입고

左右佩雙璜(좌우패쌍황)
좌우로 쌍황 차고

修容耀姿美(수용요자미)
단정한 용모 아름다운 자태 빛난다.

順風振微芳(순풍진미방)
바람따라 옅은 향기를 풍기며

登高眺所思(등고조소사)
높은 곳에 올라 그리운 님 보기 위해

舉袂當朝陽(거몌당조양)
소매를 들어 아침 햇살 맞는다.

寄顏雲霄閑(기안운소한)
구름 사이에 얼굴을 내밀고

揮袖淩虛翔(휘수능허상)
소매 휘날리며 허공을 넘나들며

飄颻恍惚中(표요황홀중)
황홀경에 빠져 날아다니다가

流眄顧我傍(류면고압방)
곁눈질하며 내 곁을 돌아본다.

悅懌未交接(열역미교접)
기쁘긴하나 아직 만나지 못하고

晤言用感傷(오언용감상)
이야기조차 나누지 못해 마음 아프다.


二十
楊朱泣歧路(양주읍기로)
양주가 갈림길에서 눈물 흘리고

墨子悲染絲(묵자비염사)
묵자는 염색실을 보고 슬퍼했다.①

揖讓長離別(읍양장이별)
읍양의 예절 사라진지 이미 오래

飄颻難與期(표요난여기)
멀리 날아가 기약조차 어렵다.

豈徒燕婉情(기도연완정)
어찌 여인의 사랑만 사라질 뿐일까?

存亡誠有之(존망성유지)
나라의 존망이 지척인데

蕭索人所悲(소색인소비)
쓸쓸하고 처량하여 사람들이 슬퍼해도

禍釁不可辭(화흔불가사)
불행과 재난은 피할 수 없는 법

趙女媚中山(조녀미중산)
조나라의 여인 중산의 강도에게 미소지었음에

謙柔愈見欺(겸유유견기)
유약한 태도로 더욱 무시당했다.②

嗟嗟塗上士(차차도상토)
아! 벼슬길에 들어선 선비들이여

何用自保持(하용자보지)
무슨 방법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

①楊朱泣歧路 墨子悲染絲 : 《회남자(淮南子)•세림훈(說林訓)》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다. 「양자(楊子)가 길을 가다가 사통팔달의 갈림길에 이르면 수레 내려 울면서 ‘남으로 갈 수도 북으로 갈 수도 있구나! 라고 말했다.」또 「묵자는 하얀 명주실을 보고 울며 ’누런색이 될 수도, 검은색이 될 수도 있구나‘라고 했다」. 양자와 묵자가 슬퍼한 이유는 인생사가 갈림길이나 흰 비단실처럼 전혀 장래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고통으로 점철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②趙女媚中山 謙柔愈見欺 : 《순자(荀子)•부국편(富國篇)》에 나오는 이야기다. 「많은 패물을 몸에 지니고 길을 가다가 중산(中山)에서 강도를 만난 조나라의 여인이 그들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아양을 떤다면 아무리 고관대작의 규수라도 일개 처첩으로 취급당한다. 」라는 내용이다. 권력에 아부하여 무시를 당하느니 도도하게 절개를 지켜 다른 사람의 귀감이 되어야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