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어아(摸魚兒)
-고기 잡는 아이들 -

원호문(元好問)
자는 유지(裕之)이고 호는 유산(遺山)이다. 그의 나이 27세 때 몽고군이 남하하자 그는 하남으로 피난했다. 32세 때 진사에 급제하고 남양, 내향의 현령을 지냈다. 몽고에 의한 금대 멸망 전후 시기에 그는 북방 인민들과 같이 재난을 겪었고 강렬한 애국적 사상 감정을 갖고 있었다. 원호군의 시가는 중국 고전 시가의 사실주의적 전통을 계승하여 금대 말기와 원대 초기의 사회적 모순과 인민들의 고통스러운 생활을 반영했다.


병서(竝書)
泰和五年乙丑歲(태화오년을축세)
태화 5년(南宋开禧元年，1205년)

赴試并州(부시병주)
과거를 보기 위해 병주에 가다가

道逢捕雁者雲(도봉포안자운)
도중에 만난 기러기 사냥꾼이 말했다.

「今日獲一雁殺之矣(금일획일안살지의)
오늘 기러기 한 마리를 잡아서 죽였다.

其脫網者悲鳴不能去(기탈망자배명불능거)
그물을 빠져나간 기러기가 비명을 지르며 날아가지 않더니

竟自投於地而死(경자투어지이사)」
결국은 스스로 땅에 몸을 던져 죽었다.」

予因買得之(여인매득지)
그래서 내가 그 기러기를 사서

葬之汾水之上(장지분수지상)
분수 강안에 묻어주고

累石為識(누석위식)
돌무더기를 쌓아 표식을

號曰「雁丘」(호왕안구)
「기러기 무덤」이라고 했다.

時同行者多為賦詩(시동행자다위부시)
그때 동행했던 사람들이 시부를 지었는데

予亦有《雁丘詞》(여역유「안구사」)
역시 「기러기무덤의 노래」라고 했다.

舊所作無宮商(구소작무궁상)
옛날 그때는 궁상(宮商) 가락 없었는데

今改定之(금개정지)
오늘 다시 고쳐서 지었다.


問世間(문세간)
인간사를 묻건데

情是何物(정시하물)
정이란 도대채 무엇이길래

直教生死相許(직교생사상허)？
목숨마저 내걸도록 가르치고 있는가?

天南地北雙飛客(천남짐북쌍비객)
짝을 지어 남북을 날아다니는 저 기러기

老翅幾回寒暑(노시기회한서)
봄, 가을 얼마나 날개를 저었더냐?

歡樂趣(환락취)
서로 만나 그 기쁨 끝없었겠지만

離別苦(이별고)
이별은 한 없이 쓰라리니

就中更有癡兒女(취중경유치아녀)
다구나 정 깊은 기러기야 오죽했겠는가?

君應有語(군응유어)
정에 못이겨 죽은 그대 말했지

千山暮雪(천산모설)
온 산하의 찬란한 눈 빛

渺萬里層雲(묘만리층운)
만리장천에 쌓인 구름 헤치며

隻影向誰去(척영향수거)？
내 홀로 누굴 위해 날았겠느냐고?



橫汾路(횡분로)
분수 가로 지른 저 길가

寂寞當年簫鼓(적막당년소고)
퉁소와 북 소리 높던 곳에 정적 깃들고

荒煙依舊平楚(황연의구평초)
숲을 덮은 안개만 여전하다.

招魂楚些何嗟及(초혼초사하차급)
초사로 초혼하며 한탄하니

山鬼暗啼風雨(산귀암제풍우)
산귀신 풍우 속에 흐느껴 운다.

天也妒(천지투)
하늘도 역시 시샘하면서

未信歟(미신서)
여전히 믿지 못하겠지

鶯兒燕子俱黃土(앵아연자구황토)
꾀꼬리가 제비 되어 진토되었음을

千秋萬古(천추만고)
천추만대 길이길이

為留待騷人(위유대소인)
시인들 찾아가 구가하려니

狂歌痛飲(광가통음)
미친 듯이 노래 부르며

來訪雁丘處(래바안구처)
기러기 무덤을 찾아 가리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