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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寅十月紀事(갑인시월기사)
- 갑인년 시월의 사건 -
귀유광(歸有光)
갑인년은 명나라 가정33년으로 1554년이다. 이 해에 왜구가 대거 침범해 와 명나라의 절강성, 강소성 및 산동성 일대를 포함한 동해 연안지역의 관아와 백성들을 약탈했으나 명나라 조정은 왜구를 물리칠 수 없었다.
經過兵燹後(경과병선후)
전란으로 재해를 겪고나자
焦土遍江村(초토편강촌)
강변 마을 모두 초토화가 되었다.
滿道豺狼跡(만도시랑적)
길이란 길에는 모두 승냥이와 이리 발자국
誰家雞犬存(수가계견존)
어느 집인들 닭과 개가 남아있겠는가?
寒風吹白日(한풍취백일)
대낮에는 차가운 바람 불고
鬼火亂黃昏(귀화란황혼)
저녁에는 도깨비불로 어지럽다.
何自征科吏(하자정과리)
어찌하여 관리들은 세금 거두기 위해
猶然復到門(유연복도문)
평시처럼 여전히 집 문 앞에 서있는가?
歸有光(1506-1571)
명나라 소주부(蘇州府) 곤산(昆山) 사람. 자는 희보(熙甫) 또는 개보(開甫)고, 호는 진천(震川)이다. 가정(嘉靖) 19년(1540) 거인(擧人)이 되었지만, 회시(會試)에서 무려 여덟 번을 떨어졌다. 이에 가정(嘉定) 안정강(安亭江)으로 옮겨 독서하고 도를 논하니 학생이 항상 1천여 명에 이르렀다. 진천선생(震川先生)으로도 불렸다. 44년(1565) 60살 때 비로소 진사(進士)가 되었는데, 그때까지 고향에서 사숙(私塾)을 열어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장흥지현(長興知縣)에 임명되었는데, 분쟁을 심의하면서 항상 양편이 화해할 것을 권해 원만하게 일을 마무리 지었다. 관원들이 몹시 싫어해 순덕통판(順德通判)으로 옮겼다.융경(隆慶) 4년(1570) 고공(高拱) 등의 천거로 남경태복시승(南京太僕寺丞)이 되고, 내각제칙방(內閣制勅房)에서 『세종실록(世宗實錄)』을 편찬하다가 죽었다. 모곤(茅坤)과 더불어 당송파(唐宋派)의 저명한 문인이었다. 유명한 글로 「선비사략(先妣事略)」과 「사자정기(思子亭記)」 등이 있는데, 모두 과거를 회상하고 가까웠던 사람들을 애도하는 산문으로, 진정에서 우러나온 감정이 독자의 심금을 울린다. 저서에 『진천문집(震川文集)』 40권과 『삼오수리록(三吳水利錄)』 등이 있다.
가정(嘉靖) 33년은 1554년에도 왜구가 동해연안을 침범해 대거 노략질했다.
정월 27일 왜구는 태창(太倉 : 今上海)과 남사(南沙 : 今崇明島)에서 명나라 해군의 방어선을 돌파하여 소주(苏州)와 송강(松江) 등 각 주현을 노략질하고 남사도를 5개월 동안 점거했다. 명군은 대군을 동원하여 남사도를 포위했으나 왜구들을 격파할 수 없었다.
2월 9일 왜구가 다시 송강부를 침범하자 명군이 반격을 가했다. 명군은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고 현승(縣丞) 유동양(刘东阳)은 전투 중에 전사했다.
3월 25일, 왜구가 소주와 송강에서 민간의 선박을 강탈하여 바다로 나아가 북진하다가 운하로 진입 통주(通州 : 今南通)과 태주(泰州)를 거쳐 각 지역의 염전을 약탈하고 다시 분병하여 청주(青州), 서주(徐州) 등의 지역으로 각각 쳐들어가 산동 일대를 진동시켰다. 동시에 한 떼의 왜구가 절강의 영파와 보타도를 침범하자 참장(参将) 유대유(俞大猷) 군사들을 이끌고 반격을 가했으나 싸움에서 지고 300여 명의 사졸을 잃었다.
4월 5일, 왜구가 해염(海盐)에서 가흥(嘉兴)으로 진군하자 참장 노당(卢镗)이 군사를 이끌고 왜군의 행군을 막았다. 왜구는 서서히 철군했다. 그 다음 날 다시 맹종언(孟宗堰)에서 조우해서 전투가 벌어졌으나 왜군의 매복에 걸려 명군 1,475명이 목숨을 잃었다. 도사(都司) 주응정(周应祯)、지휘(指挥) 이원율(李元律)、천호(千户) 설사월(薛纟月)、송응란(宋应澜) 등이 전사했다.왜구는 승세를 타고 해녕(海宁) 석돈산(石墩山)을 점거하고 분병하여 주위의 땅을 약탈했다.
4월 8일, 왜구가 가선(嘉善)을 공격하여 함락시키고 해녕(海宁) 등의 주변 관아를 약탈했다.
4월 12일, 통주(通州)와 양주(扬州)를 공격하자 천호 홍대(洪岱) 등이 전사했다.
4월 15일, 왜구의 공격으로 숭명은 함락되고 지현 당일잠(唐一岑)은 전사했다.
6월 왜구가 소주에서 진군 방향을 바꿔 가흥을 약탈한 후에 오송강(吴淞江)을 통해 바다로 나가려고 기도했으나 참장 유대유가 반격에 나서서 왜구 7명은 포로로 잡고 23명은 참수했다.
8월 15일, 왜구가 가흥에서 물러가 자림(柘林)을 거쳐 가정현(嘉定县)으로 진공했으나 타격을 받고 나점(罗店)으로 피해 머물렀다.
9월 17일, 왜구가 해문현을 침범했다.
10월, 왜구 2만여 명이 자림 등의 땅을 점거했다.
11월 25일, 자림의 왜구가 분병하여 가흥, 호주 관할을 노략질했다.
12월 왜구가 가흥의 관아를 포위하고 공격했으나 이기지 못하자 분병하여 수수(秀水)를 범하고 안제현(安诸县)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후에 가선(嘉善)을 약탈하자 지현 등식(邓植)은 성을 버리고 도주하고 거민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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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10: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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